[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의 유동성에 기댄 뉴욕증시만큼 ‘돈잔치’로 달아오르는 곳이 따로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극심한 저성장의 선진국과 높은 변동성이 부담스러운 이머징마켓을 피해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노리고 프론티어 마켓으로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나이지리아 오쇼다 시장, 출처:신화/뉴시스) |
25일(현지시간) MSCI에 따르면 파키스탄과 나이지리아 등 프론티어 마켓이 연초 이후 16%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을 포함한 기존의 이머징마켓이 2% 하락한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올들어 사우디 아라비아 주가가 20% 치솟았고, 나이지리아와 루마니아 증시가 각각 18% 급등했다. 반면 브라질 증시는 8% 이상 떨어졌다.
펀드 조사 업체인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연초 이후 프론티어 마켓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로 33억8000만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이머징마켓의 주식형 펀드에서는 132억달러가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케냐와 방글라데시 등 프론티어 마켓이 젊은 인구와 인프라 투자 등을 앞세워 강한 성장을 기록, 2000년대 초 브릭스와 흡사한 상태라는 것이 펀드매니저의 판단이다. 앞으로 10년간 장기 성장 잠재력이 상당히 높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 5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자산 매입 축소 의사를 밝히면서 유동성이 썰물을 이룬 이머징마켓과 달리 프론티어 마켓은 타격이 미미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모간 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팀 드린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핫머니의 급격한 이동이 프론티어 마켓에는 커다란 타격을 주지 않았다”며 “지난 5월 이후 오히려 파키스탄 주식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투자 리스크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다. 무엇보다 대규모 해외 자금이 밀물을 이루고 있지만 이를 소화할 만큼 시장 규모와 유동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JP 모간 애셋 매니지먼트의 톰 레벤트롭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프론티어 마켓 전체 시가총액이 애플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며 “투자심리가 급변할 때 빠져나오기 어려운 시장”이라고 경고했다.
또 일부 국가는 상품 가격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글로벌 성장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크게 휘둘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