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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V; 삼성의 진화, 품격경영] "실패 용인, 구호에 그치지 말라"

기사입력 : 2014년03월11일 15:07

최종수정 : 2014년03월11일 15:09

<5부-①>영원한 기업의 과제 / 최현수 건양대 교수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이후 20여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전자업계를 호령하던 소니 등 일본 업체들이 잇따라 몰락의 길로 접어든 반면 20여년 전 이들을 벤치마킹해야 했던 삼성전자는 이제 반도체와 TV, 스마트폰 등에서 글로벌 톱메이커가 됐다. 그러나 현재의 성공신화가 과연 10년, 20년 후의 성공까지도 담보할 수 있을까. 이에 [CSV; 삼성의 진화, 품격경영] 기획을 마무리하는 제5부에서는 삼성 내부 사정에 밝은 학계 및 업계 인사를 통해 '영원한 기업'이 되기 위한 과제를 살펴봤다.


[뉴스핌 Newspim] "(삼성에는) 실패하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최현수 건양대학교 교수(창의융합대학장)는 뉴스핌 취재진과 만나 삼성전자의 향후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이같은 지적을 내놨다. 

최 교수는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SDI 등 삼성의 핵심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업무를 익힌 대표적인 삼성맨 출신이다. 상무, 전무 등 임원에 올라 삼성 내부 시스템과 경영철학에 밝은 인사로 손꼽힌다. 

삼성 내부에서는 성공에 대한 압박이 큰데 이를 잘 극복해야만 미래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사실 '실패를 용인하는 분위기'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강조한 조직문화 중 하나다.

이 회장은 지난 2012년 신년사에서 "삼성의 미래는 신사업, 신제품, 신기술에 달려 있다. 실패는 삼성인에게 주어진 특권으로 생각하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라"고 언급한 바 있다.

최 교수는 이 회장의 이런 강조에도 불구하고 삼성 내부가 여전히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진했던 인터넷 투자사업 'e삼성'에 대해서도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e삼성'은 2000년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장이 설립한 인터넷벤처 투자 회사다. 이 시기는 1995년 다음이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하고 네이버가 99년 만들어지면서 닷컴 열풍이 절정에 이르던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사업은 닷컴버블이 끝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지지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다가 2004년 대부분 정리됐다. 'e삼성'과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네이버와 다음도 닷컴버블이 끝나 어려운 시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를 잘 이겨내면서 현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포털업체로 성장했다. 

최 교수는 "e삼성을 지금까지 꾸준하게 하고 있었으면 아마도 크게 됐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e삼성'의 실패사례 이후 삼성 내부에서는 실패에 대해 두려워하는 기조가 더 강해졌다고 그는 전했다.

이와 관련, 최 교수는 "(이 부회장에게) 경영수업을 시킨다고 투입했던 것도 정리를 했는데 어떤 임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면서 "'실패하면 죽는다' 이런 분위가 사라져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런 지적은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이 추구해온 '선택과 집중' 전략의 측면으로도 이해된다.

그는 "삼성의 기본 매커니즘은 여러 사람의 창의력을 모아서 뭘 만들어내는 힘이 아니라, 있는 것에서 선택과 집중을 잘해서 몰입하는 것이었다"면서 "선대 회장때는 삼성의 경쟁력이 세상을 빨리 보는 눈, 관리 능력, 합리성 등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 회장때 와서 패러다임을 바꾼것은 몰입, 즉 선택과 집중이었다"며 "선택과 집중을 잘한 다음 경쟁에서 어떻게 이길 것이냐를 잘 따지고 그런 경쟁에서는 세계 어디를 가도 지지 않는 이런 구도가 지금의 삼성의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이런 맥락에서 삼성이 지금보다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에서 벗어난 '창조' 영역에 뛰어들어야 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마음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게 그가 특별히 강조한 대목이다.

한편, 최 교수는 이 부회장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그는 "미국 법인장을 할 때 이 부회장이 교육을 받으러 와서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관심을 많이 표현했었다"며 "교육을 하면서 지켜보니 참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 부회장의 향후 과제에 대해 "큰 조직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은 만큼 앞으로는 승리의 경험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특별취재팀=이강혁·김양섭·송주오 기자>


◆최현수 교수 프로필

1972 서울고 졸업
1976 서울대 전기과 졸업
1986 한국과학기술원 전기전자 석사
1995 한국과학기술원 전기전자 박사

경력사항

1978~1984 삼성전자 S/W 개발부
1985~1994 삼성데이타시스템 CIM사업부 부장
1995.1~1995.12 삼성데이타시스템 CIM사업부 부장 이사보
  ~  (1997년 삼성데이타시스템이 삼성SDS로 개칭)
  ~ 1997.12 삼성SDS 프로젝트A T/F관장 이사보(자동차 IT총괄)
1998.1~1998.12 삼성SDS 자동차IS실장 이사
1999.1~1999.6 삼성SDS 제조 IS사업부장 이사
1999.7~2000.2 삼성SDS 솔루션 사업부장, 정보기술연구소 소장 이사
2000.3~2000.6 삼성SDS Community 본부장 이사
2000.7~ 삼성SDS 미주총괄 미주법인장 상무이사
  ~ 2005.4 삼성SDS BI사업본부 본부장 상무이사
2003.7~2005.4 삼성SDS ITO추진사업단 단장
2005.4~2006.1 삼성SDI 경영혁신본부 PI팀 팀장 상무(CIO)
2006.1~2010 삼성SDI 경영혁신실 PI팀 팀장 전무
2013년.1~ 건양대학교 창의융합대학장





[뉴스핌 Newspim]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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