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에 유로화가 가파르게 하락했다. 유로화 강세를 경계하는 발언에 하락 압박이 가해졌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고조되면서 엔화가 상승 흐름을 탔다.
13일(현지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0.29% 하락한 1.3862달러에 거래됐고, 유로/엔은 1.38% 급락한 140.89엔을 나타냈다.
달러/엔은 1.08% 급락한 101.65엔에 거래,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서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는 79.61로 보합을 나타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비엔나에서 가진 연설에서 “최근 1년 6개월 가량 유로화가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추이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2년 저점 대비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9% 상승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유로존 인플레이션을 0.4% 가량 누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드라기 총재는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투자자들 사이에 ECB가 유로화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상승폭이 과도할 경우 어떤 형태로든 개입에 나설 여지가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 씨티그룹은 “드라기 총재는 유로화가 극심하게 고평가됐다는 말을 하지 않았을 뿐 유로화 상승을 강력하게 경계했다”고 해석했다.
파로드 트레이딩의 브래드 베텔 매니징 디렉터도 “최근 들어 ECB 정책자들이 인플레이션 하락과 관련, 유로화 강세를 지목하는 일이 잦아졌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긍정적이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9000건 감소한 31만5000건으로 3개월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33만건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무엇보다 2월 소매판매가 전월에 비해 0.3% 늘어났다는 소식에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소매판매가 증가한 것은 3개월만이다. 또 증가폭이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2%를 웃돌았다.
이 밖에 1월 기업 재고가 0.4% 늘어났으나 전월 0.5%에서 증가폭이 축소됐다. 또 2월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전년 동기에 비해 5% 줄어든 1935억달러를 기록했다.
엔화의 상승은 중국 경제 성장 둔화 및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한 데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맞물리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 밖에 호주 달러화가 상승했다. 중국 지표 부진에도 지난달 고용이 4만7300건 증가해 시장 전망치를 세 배 이상 웃돌았다는 소식에 1% 이상 뛰었다.
한편 이날 외환시장 변동성은 상승했다. 도이체방크가 집계하는 변동성 지수는 4일만에 처음으로 상승, 25bp 오른 7.39%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