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홍군 한기진 기자] 현대그룹이 그룹 순환출자구조의 연결고리인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이럴 경우 현대그룹 지배구조가 크게 바뀌어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
21일 현대그룹 고위 관계자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 매각 제안을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지분 88.86% 중에서 어느 정도를 얼마에 팔지 등은 검토된 것이 없고 일각의 70% 매각설도 근거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분 매각 시점을 IPO(기업공개) 전에 할지 이후에 할지, 어디에 매각할 것인지 등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의 상장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설 계획이었다. 지난 19일로 계획됐던 예비심사 청구를 연기한 것도 보다 나은 신용등급을 받기 위해서였다. 한국신용평가는 신용등급을 'BB+'로 세 단계 하향 조정하며 "그룹 지배구조의 특성으로 인해 현대로지스틱스가 지분법손실 등으로 3년 연속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로지스틱스 관계자는 "신용등급 이슈가 좀 가라앉고 나서, 4월 초 쯤에 다시 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1만4850원까지 올랐던 현대로지스틱스 장외주식은 신용등급 이벤트를 전후로 소폭 하락한 후 이번 주 들어 1만30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IPO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주채권은행이 자산 매각 등 유동성 확보를 종용하고 있어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스틱스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20% 갖고 있어 현대그룹 순환출자구조의 핵심이다.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을 더 살수 있다.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은 현정은 회장이 13.5%, 현대상선이 47.7%, 현대글로벌이 24.4%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 지배구조상 정점에 현대그룹이 있고 그 아래 현대로지스틱스, 현대엘리베이터 순으로 되어 있는데 현정은 회장이 그룹 경영을 내려놓지 않은 이상 지배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결정을 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