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日주식 직접투자'거액자산가, F/X선물환 헤지로 환차손 회피
<이 기사는 지난 5월29일 뉴스핌 유료 콘텐츠 'ANDA'에 출고됐습니다.>
[뉴스핌=한기진 기자] 일본 프로야구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 소속) 선수는 지난해보다 연봉이 올랐는데도 한숨을 쉴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연봉은 4억엔. 당시 환율로 한화 40억원(100엔당 1000원)이었는데, 올해는 연봉이 25% 올라 5억엔을 받는데도 45억원(100엔당 900원)으로 한화로 하면 10% 오른 데 그쳤다. 엔저로 5억원을 손해 본 셈이다. 이대호 선수가 일본에 처음 진출한 2013년 엔/원 환율이 1400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그는 30억원 가량 손실이다.
그렇다면 이대호 선수처럼 일본에서 거액을 버는 사람들은 엔저의 손실을 피할 방법이 있을까.
최근 거액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일본에서 번 돈을 한국에 송금할 때 일명 F/X선물환 헤지(위험회피)로 불리는 ‘선도거래’를 크게 활용하고 있다. 일본 증시에 직접 투자하거나 거액의 연봉 등 수익을 얻었는데 엔화가치 하락으로 손실을 막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F/X선물환 헤지 서비스는 외환은행과 기업은행이 주로 제공하고 있다.
파생상품이라 이용에 제한을 두고 있다. 장외파생상품이기 때문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객은 ‘투자 성향표’를 작성해 은행에 제출해야 한다.
반드시 일본 주식이나 채권, 예금을 갖고 있어 헤지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이를 은행이 심사해 거래 가능 고객이지 선별한다. 만일 거래가 거부됐다면, “환위험 회피 목적으로 자기 책임하에 한다”는 ‘확인서’를 은행에 제출하면 거래가 허용된다.
이를 토대로 은행은 월, 년간 단위로 1억엔, 2억엔 등의 거래 한도를 정한다. 매달 일본에서 1000만엔을 벌거나 일본 증시에 1억엔을 직접 투자한다고 해도, 거래한도는 이보다 크게 적다. 선물환은 현물이 아닌 미래 가격을 토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은행은 ‘여신한도’로 승인한다.
그래서 거액 자산가들이 엔화예금, 엔화주식, 엔화표시 채권 등을 담보로 제시하고 선물환 거래를 한다.
거래 방법은 영업점 직원을 통하는 게 가장 손쉽고, 본인이 직접 하고 싶다면 은행 홈페이지에서 ‘인터넷F/X선물환 거래’ 프로그램을 내려 받아 주식 HTS(홈트레이딩시스템)처럼 사용하면 된다. 거래시간은 서울외환시장이 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다.
거래방식은 만기일을 1년 혹은 6개월로 정하는 만기확정선물환 방식으로, 시장평균환율로 거래하는 MAR(Market Average Rate)이나 시장가 거래가 있다.
예를 들어 시장가로 28일 엔/원환율 100엔당 894원을 기준으로 할 때 1년뒤 엔화가치가 890원 이하로 떨어질 것을 우려한다면 100엔당 900원에 팔겠다는 매도 주문을 내면 된다. 1년뒤에는 엔화가치가 떨어져도 100엔당 900원에 환전해 환차손을 막을 수 있다.
MAR은 매도/매수 주문만 내면 계약이 체결되지만, 서울외환시장이 마감된 이후 결정된 환율이 기준이 되는 게 차이점이다.
손정선 외환은행 연구원은 “일본에서 돈을 버는 고객에게는 환전하지 말고 일본 증시나 현지의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엔화가치가 오를 때까지 기다리라고 권유한다”면서 “원화로 환전할 필요성이 있다면 F/X선물환 거래가 환차손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외환거래부 관계자는 "월말이 지나면 엔화가 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선물환 헤지를 한다면 엔화 매도 계약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