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 투자일임업 등록신청
[뉴스핌=김지유 기자] 은행들이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허용으로, 인프라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투자일임업을 운용해본 적 없는 만큼 시스템 구축과 이에 대한 노하우를 보유한 증권사 출신 인력확충에 주력할 방침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날 금융당국의 일임형 ISA 허용 발표로 즉각 내부논의에 들어갔다. 일임형 ISA는 전문가가 고객지시 없이 ISA에 편입할 펀드·주가연계증권(ELS)등을 직접 선택하고 투자비중도 조정할 수 있다.
현행법상 투자자가 전문가에게 투자에 대한 판단을 위임할 수 있게 한 '투자일임업'은 증권사만 가능하다. 이에 따라,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일임형 ISA 허용을 요구해왔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에게 3월 초까지 투자일임업 등록을 신청받고, 3월 말에는 절차를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시간이 부족하지만, 기민하게 준비해 일정에 맞추겠다는 각오다.
(가운데)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그간 업계의 입장을 대변해 은행에도 일임형 ISA 취급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자신감 넘치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그간 투자일임업에 대한 대응책 검토를 해왔기 때문에 3월 말 시행시기에 맞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임형 ISA 테스크포스(TF) 등을 구성해 빠른 시일 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에서 ISA 업무를 담당하는 신탁부 관계자는 "투자일임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 준비를 할 것인지, 자금을 위임 받아서 수익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내부에서 TF 등을 구성해 증권사에서 많이 해왔던 랩어카운트(투자일임) 부분에 대한 시스템을 빨리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간 은행권에서 ISA뿐만 아니라 포괄 투자일임업에 대한 요청을 계속 해왔다"며 "투자일임업 대응과 관련해 검토를 계속 해왔기 때문에 3월 말에 맞춰서 시행하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EB하나은행도 일임형 ISA 운용을 위한 회사 내규 제정, 담당부서 지정 등 다양한 방면으로 내부 논의를 한다는 방침이다.
ISA 테스크포스팀(TFT) 관계자는 "전산개발은 물론이고, 그간 투자일임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회사 내규라든지 직원들의 운용방안 등이 제정돼야 한다"며 "(기존 신탁업을 담당해온)신탁부서에서 일임형 ISA까지 다 맡을 수 없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 업무를 담당할지 고민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들은 증권사 출신 인력 확보에도 나설 예정이다.
우리은행 신탁부 관계자는 "일임 운용을 위한 경력채용도 (대응 전략에)포함돼야 한다"면서 "그간 우리은행은 증권사에서 랩어카운트 운용했던 경험자들을 계속 채용해왔고, 이를 앞으로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TFT 관계자도 "아무래도 증권사 출신 직원들이 일임형에 대한 경험이 많고, 기존 은행원들로만 (투자일임을 다루기에는)한계가 있을 것"면서 "이러한 부분들을 정책적으로 (상부 논의를 통해)은행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B국민은행 관계자 역시 "별도의 운용조직이 필요할지 기존 담당부서에서 계속 운영할지 등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전했고, 신한은행 관계자도 "인프라 구축과 운용인력 확충 등 일임형 ISA 도입 준비를 위해서 관련 부서들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