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실적, 2009년 금융위기 후 최악 예상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최근 안정세를 되찾으며 올해 낙폭을 겨우 만회한 미국 증시가 기대보다 암울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실적에 발목이 잡히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 자 CNBC뉴스는 시장조사업체 팩트셋 데이터를 인용해 올 1분기 S&P500 편입 기업들의 실적이 1년 전보다 8.3% 감소하며 급정거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S&P500의 10개 업종 중 1분기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곳은 정보통신과 자유소비재 등 단 3곳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보통신업종의 경우 시가총액 기준으로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로 가장 적은 곳이라 전체 실적 개선에는 큰 보탬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월18일 기준 실적전망<출처=팩트셋> |
반대로 저유가 직격타를 맞은 에너지 업종의 경우 실적이 무려 97%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에너지 업종의 시가총액이 S&P500지수서 차지하는 비중은 7% 정도다.
실적 시즌이 마감되면 실제 성적이 당초 예상보다 다소 개선되는 경우가 많지만 지금 추세대로라면 2009년 3분기 이후 최악의 분기 성적을 기록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4개분기 연속 실적 감소 흐름으로 2008년 4분기부터 2009년 3분기까지 기간 이후 최장기간 부진 기록이 된다.
무엇보다 미국 증시가 연초 폭락장을 겪은 뒤 겨우 낙폭을 만회하며 출발선으로 돌아온 상황이라 실적 악재가 증시에 또 한번의 충격이 되지는 않을지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분더리히 증권 수석 시장전략가 아트 호건은 "강력한 실적 성장세가 없다는 현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 랠리 흐름은 둔화될 것"이라며 "물론 실적 성장세가 다시 시작되는 임계점이 언젠가 올 수도 있겠지만 이번 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암울한 실적 흐름으로 투자자들은 적어도 단기적으로 투자 포지션을 재검토하게 될 것이며, 침체 불안이 사라지면서 늘어난 베팅이 진정되고 나면 랠리도 추진력을 잃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TD아메리트레이드 수석 전략가 J.J.키나한은 실적 악재는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증시에 미칠 충격이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실적에 대한 예상치가 낮다"며 "대부분의 기업들이 예상보다 조금만 양호한 실적을 발표해도 괜찮은 어닝시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 기술, 주택 부문 실적이 미국 경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