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연장 실패한 후 하락세 가속...손절매?
[뉴스핌=정연주 기자] C등급으로 추락한 현대상선 회사채 가격이 급락, 액면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에 거래됐다.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에 들어가 회생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으나 투자자들은 이미 '부도'라는 신용이벤트에 접어들었단 인식이 강하다. 현대상선은 지난 18일 내달 7일 만기가 돌아오는 1200억원 규모의 현대상선 176-2 만기 연장에 실패했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2019년 9월 만기인 현대상선 186은 회사채 만기 연장 실패 이후장내시장에서 전날 대비 5.19% 떨어진 5375원에 거래됐다. 이날은 더 떨어진 5180원에서 거래됐다. 액면가 1만원 대비 48% 낮다.
현대상선 회사채 가격은 작년부터 꾸준히 하락세다. 벌크선 사업 매각 이슈로 잠시 숨통이 트이는 듯 했지만 하락 추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만기 연장 실패 대상 물량인 176-2는 지난 18일에 7100원으로 떨어진 후 이번주 들어 6171원까지 내려갔다. 내년 7월 만기도래하는 현대상선 180 회사채 또한 지난 18일 5401원에서 전날 5204원까지 하락했다. 9개월새 46.8% 떨어진 것이다. 내년 3월 만기가 돌아오는 179-2도 5400원까지 내려 앉았다.
한국신용평가는 전날 상환능력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현대상선의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CCC'로 강등시켰다. 또한 '워치리스트' 대상에 등록해 추가 등급 하락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국기업평가도 지난 21일 등급을 'CCC'로 내렸다.
한신평은 CCC급에 대해 '원리금 지급에 관하여 현재에도 불안요소가 있으며 채무불이행의 위험이 커 매우 투기적'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불과 2년 여 전만해도 현대상선 등급은 A-였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과거보다 현대상선에 대해 좀 더 액션을 서두르자는 분위기가 다수"라고 설명했다.
이에 시장관계자들 사이에선 디폴트 불안감이 더욱 확산됐다. 사실 공모시장에서 현대상선은 이미 기관을 상대로 태핑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후 악화된 현 상황에 대해 투자자들은 향후 자구안에 대한 기대보단 등급 하락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당장 자율협약에 전제돼야 할 캐시플로우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현대상선에 관련해선 회사 측에서 더 보여줄 새로운 패가 없다는 생각"이라며 "자율협약의 본질적인 의미를 생각하면 유동성이 심각하게 부족하기 때문에 사실상 향후 절차는 무의미하다는 생각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장 자율협약을 성공적으로 이끌지도 의문이라 정부 등의 대책을 마냥 기다리기 보단 터는 방향이 낫다"며 "회사 펀더멘탈 자체가 망가졌다는 공감대 속에 기술적으로 디폴트 이슈에 집중한지 오래됐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