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내 수입업체 비중 확대…교역 축소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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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성수 기자] 신흥국 주식시장이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받을 충격에 대한 우려가 이제는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 들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의 급등이 펀더멘털과는 무관한 현상이라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그렇다고 원자재 가격 하락이 미칠 영향에 지나친 비중을 둘 필요는 없다는 것.
슈로더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케이스 웨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신흥시장이 강력한 랠리를 펼친 것은 펀더멘털 자체보다는 투자 심리가 바뀐 영향이 크다면서, 다만 원자재 가격 하락에 연동되던 것 또한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날(MSCI) 신흥시장 지수는 작년 1월 저점에서 18% 급등했다. 국제유가와 글로벌 증시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이 상승세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웨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또 최근 신흥국 증시의 강력한 랠리가 통화 강세와 연관돼 있다면서, 대다수 투자자들 예상보다 신흥국 경제가 원자재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고 설명했다. 신흥시장 통화지수는 지난 1분기 동안 4%나 상승해 2012년 이후 분기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아시아와 유럽 지역의 신흥국들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으며, 신흥국 증시에서 원자재 수입 업체들의 비중이 시가총액의 70%를 넘어서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하락이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올 하반기에 원자재 가격이 큰 변동이 없을 경우 신흥국 기업들의 달러 기준 순익 부담이 줄어들면서 단기 주식시장 성과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흥국 달러 기준 무역액 추이와 MSCI 신흥시장 주당순익(EPS) 추이 <자료=슈로더 이코노믹스 그룹> |
다만 웨이드 수석은 신흥시장의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글로벌 무역 규모 증가세가 둔화되는 것이 문제로 꼽힌다.
전세계 무역 규모는 저유가 여파로 수출 단가가 급감하면서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무역액은 30조5440억달러로 1년 전보다 11.8%나 감소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세계 무역액이 두 자릿수로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로 경기가 급랭했던 지난 2009년(-22.5%)과 지난해 뿐이다.
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기업들에는 부정적 소식이다. 특히 글로벌 투자자들은 현지 통화보다는 달러로 지급될 배당이 얼마인지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달러 기준 무역액이 줄어드는 현상은 신흥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웨이드 이코노미스트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데 적절한 타이밍은 위험자산 선호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들 경우"라며 "다만 무역 규모가 구조적으로 줄어드는 현 상황을 감안하면 신흥시장의 추세적 반등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