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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줄어들수 있어' 중국언론 저가 저질 한국 덤핑관광에 쓴소리

기사입력 : 2016년05월13일 11:23

최종수정 : 2016년05월13일 11:31

유커 소비관념이 바뀌어야 덤핑관광 근절될 것

[뉴스핌=이지연 기자] 중국 언론이 한국과 일본의 저가·저질 관광을 매섭게 질타하고 나섰다.

북경상보(北京商報), 신화망(新華網) 등 중국 현지 언론들은 한국과 일본은 태국과 함께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최다 방문지이지만 쇼핑 강요와 여행사 '인두세' 부과 등에 따른 혼탁한 시장질서 때문에 유커의 발길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유커들이 예전에 쇼핑을 위해 홍콩 여행을 선호했지만 고급 쇼핑여행의 주무대가 유럽 미국으로 바뀌면서 홍콩을 찾던 대륙 관광객이 줄어들었다며 관광시장 질서가 계속 어지러워질 경우 한국 등지로 향하던 유커수가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작년 홍콩을 방문한 전체 관광객 수는 5930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2.5% 줄어들었다. 중국 본토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특히 지난 2월 홍콩을 방문한 유커는 동기 대비 26%나 감소했다.

현재 한국 단체관광 상품은 2000위안(약 36만원) 선으로, 쇼핑 일정은 최고 8개에 달하며, 한국과 일본의 유커 전용식당은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까지 판매했다고 북경상보가 지난 12일 보도했다.

이러한 저질 덤핑관광의 화근은 여행사의 ‘인두세’ 관행이다. 중국 현지 여행사가 모객을 하면, 해외 여행사가 돈을 내고 유커를 유치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한국 등 여행사들은 본전을 뽑기 위해 숙박 식사 비용 등을 최대한 낮추고, 유커들을 면세점이나 쇼핑센터로 내모는 것이다.

유커 왕씨는 북경상보와의 인터뷰에서 2499위안(약 44만원) 짜리 4박5일 한국 단체관광 상품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왕씨는 하루 종일 관광이 아닌 쇼핑만 했으며, 가이드가 둥피(動批, 베이징동물원 근처 의류도매시장)만도 못한 대구의 한 시장으로 이끌었을 때는 화가 치밀었다고 밝혔다.

게다가 여행일정도 당초 약속과 맞지 않았다. 원래의 일정대로라면 왕씨는 대구 시장이 아닌 현지 특산물 가게와 대구의 대형 면세점으로 갔어야 했다.

중국의 한국·일본 단체관광 전문 가이드는 “일본에 비해 한국의 쇼핑지가 훨씬 많다”며 “유커의 자체적인 쇼핑 수요도 있지만, 저가 관광상품을 구매하는 유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구매대행업자”라고 소개했다.

꽤 많은 수의 ‘유커’가 구매대행을 목적으로 저렴한 한국 단체관광 상품을 구매한다는 것. 여행 업계 관계자는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대부분 쇼핑이 목적이며 쇼핑을 하지 않는 유커는 극히 드물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배를 타고 입국하면 수하물에 대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주로 구매대행업자나 중국 ‘짝퉁업자’가 이 루트를 통해 한국을 방문한다고 설명했다.

작년 메르스 사태에도 한국을 찾은 유커 <사진=바이두>

북경상보에 따르면 중국에서 판매하는 한국 단체관광 상품은 대부분 1500~3000위안(약 27만~54만원)선으로, 4000~5000위안(약 71만~89만원)이면 중·고급 상품에 속한다. 하지만 이러한 가격대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행사는 일정에 무조건 쇼핑 항목을 넣고, 심지어 실제 구매는 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쇼핑센터에 입장을 해야 한다는 의무 아닌 의무를 강요하고 있다.

또한 신문은 중국 가이드든 현지 가이드든 대부분이 월급을 따로 받지 않고 쇼핑 수수료·옵션비·팁으로 돈을 번다고 지적했다. 쇼핑 수수료는 대개 1~10% 수준이다. 유커가 20만위안(약 3500만원)짜리 명품시계를 구매하면 수수료를 단 1%만 챙겨도 이윤이 상당하다. 이러한 이유로 가이드는 기를 쓰고 유커의 쇼핑을 유도한다.

중국 여행 전문매체 진뤼왕(勁旅網) 관계자는 “중국인의 소비력이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 저가 관광이 가장 효과적인 모객 수단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업체간 저가경쟁으로 한국·일본 단체관광 상품 가격이 오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경상보는 자격 미달 중국 전담여행사 68곳 퇴출 및 유커 상대 저질덤핑 여행사 신고 포상제도 등 시장 질서를 바로잡으려는 한국 당국의 최근 움직임을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관광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이러한 조치의 주요 타겟은 위법 여행사여서 대세로 자리잡은 쇼핑관광 행태 자체는 바뀌지 않을 것이란 설명.

결국 유커의 소비관념이 바뀌어야 덤핑관광을 근절할 수 있으며, 중국인의 소비관념이 바뀌려면 앞으로 5~10년은 걸릴 것이란 진단이다.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del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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