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처분 및 사업 분사, 인력 조정 등으로 차입금 축소
[뉴스핌=조인영 기자] 현대중공업이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으로부터 자구안을 잠정 승인 받았다. 이에 따라 오는 2018년까지 3조5000억원 규모의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1일 금융권 및 조선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 12일 현대중공업이 제출한 자구안을 전날 오후께 승인했다.
▲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
하나은행 측은 "현대중공업이 의미 있는 자구계획을 제출했다는 평가를 내렸다"며 "해외수주와 국가경제 등을 고려해 자구계획안 대로 시행토록 통보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과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3일부터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8주 일정의 경영진단 실사를 진행중으로, 정확한 진단은 내달 중순경 나올 전망이다. 이에 앞서 하나은행은 현대중공업의 자구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해외수주 등 영업활동에 타격을 입지 않도록 승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이 제출한 자구안엔 유가증권이나 울산 현대백화점 앞 부지와 울산 조선소 기숙사 매각 등 자산 처분 및 지게차·태양광·로봇 등 사업 분야 분사 등이 포함됐다.
이 밖에 임금 반납과 연장근로 폐지, 비핵심업무 아웃소싱, 인력 조정 계획도 담겨있다.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2년 뒤인 2018년까지 현재 8조5000억원(연결 기준 13조원)가량의 차입금을 2조원 이상 줄여 6조원대로 낮추고, 부채비율도 134%(연결 기준 218%)에서 100% 이하로 낮출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채권은행의 자구안 잠정 승인으로 조선업 불황에 따른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그간 묶였던 금융여신 등 경영활동이 정상화돼 해외수주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며 "채권단의 잠정 승인을 받은 자구계획은 차질없이 시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현대중공업은 생산직과 사무직 대상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임금 축소 등의 구조조정 방안을 시행중이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힘스, 현대E&T 등 조선 계열사들은 이달부터 임금을 10~20% 삭감해 지급한다. 또 휴일 연장 근로 폐지로 관련 수당 역시 지급하지 않는다.
평일 연장근로 폐지로 7월 임금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지난 10일 임단협 상견례 자리에서 "모든 사업본부의 일감이 30% 감소했고, 도크 가동 중단이 현실화되고 있다. 벼랑 끝에 선 회사의 생존에 대한 논의가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