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완선 '업무상 배임' 혐의...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서 청와대 지시 여부가 수사관건
[뉴스핌=이성웅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홍완선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공개소환했다. 홍완선 전 본부장의 입에서 청와대나 삼성이 거론될지 주목된다.
홍완선 전 본부장은 26일 오전 9시15분께 업무상 배임혐의 피의자로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공개소환됐다.
홍 전 본부장은 지난해 합병 과정에서 외부 자문사들의 반대에도 국민연금 의결권 자문위원회의 의결도 없이 합병에 찬성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은 1대 0.35로, 홍 전 본부장의 찬성에 따라 구 삼성물산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에 손해가 발생했다.
특검팀은 홍 전 본부장이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특검팀은 지난 21일 국민연금공단과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사무실, 관계자 거주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한 지난 주말간 국민연금과 복지부 관계자들로 특검사무실로 불러 조사한 결과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에 삼성합병을 찬성할 것을 지시했다는 증언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문 전 장관이 홍 전 본부장에게 내린 지시가 청와대에서 나온 것이라면,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의 대가성 입증에 한발 다가가게 된다. 이 경우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 3자 뇌물수수'혐의까지 추가될 수 있다.
홍 전 본부장은 특검사무실로 올라가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특검 수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라면서도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이나 청와대 지시여부에 대해선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삼성 합병 찬성 의혹'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