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코드 스캔 혹은 검색으로 필요 서비스 쉽게 이용
위챗 생태계 강화…라이프 스타일 플랫폼 1인자 굳히기
1월 9일 정식 서비스
[뉴스핌=이지연 기자] # 아이돌 그룹 ‘배탄소년단’ 덕후(마니아) 중국인 A씨. 콘서트 티켓팅에 실패해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중 길을 걷다 우연히 배탄소년단의 콘서트 홍보 포스터를 발견한다. 마침 위챗에서 친구들과 채팅을 하고 있던 A씨는 위챗 앱으로 포스터 하단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해봤다. 그러자 나타나는 티켓팅 페이지. 별도의 티켓예매 앱을 다운로드 하거나 로그인이 필요하지 않아 재빠르게 취소표를 얻는 데 성공했다. 결제는 위챗페이로 3초만에 끝냈다.
그때그때 필요한 생활 서비스를 별도의 앱(App) 다운로드 없이 이용할 수 있다면? 이것저것 복잡하게 깔린 앱 때문에 스마트폰 바탕화면이 지저분하고 저장 공간이 부족하고 찾기도 힘들다면?
8억명이 사용하는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웨이신)이 이런 '민원'을 한꺼번에 해결해줄수 있는 솔루션을 내놓는다. 오는 1월 9일 정식 서비스 예정인 미니앱(小程序, 샤오청쉬)이 그 주인공.
위챗 미니앱은 2015년 말 구글이 내놓은 앱 스트리밍(App Streaming)과 유사한 개념으로, 별도의 앱 다운로드 없이 QR코드 스캔이나 검색을 통해 상품 구입, 예약, 스케쥴 관리, 설문조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가벼운’ 앱이다. 게임은 할 수 없다.
따라서 다운로드 센터는 물론 미니앱 랭킹이나 추천 기능이 없으며, 모멘트(카카오스토리와 유사한 위챗 SNS)에 공유도 할 수 없다. 대신 위챗 1:1 채팅방이나 그룹 채팅방에서는 미니앱 공유가 가능하다.
아울러 기존 구독계정(訂閱號)이나 서비스계정(服務號)과는 달리 특정 미니앱을 구독하거나 팔로우 할 수 없다. 대신 이용 히스토리가 따로 있어 사용했던 미니앱들을 다시 불러올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미니앱이 활성화되면 특정 브랜드나 기업에 대한 소비자 충성도는 제로(0)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현지 업계에서는 위챗 미니앱이 알리바바 알리페이 기능의 70% 정도를 대체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알리페이에서는 현재 공과금 납부, 영화 티켓 예매, 병원·식당·호텔 예약, 택시 호출, 휴대전화 데이터 충전, 교통범칙금 및 시험 응시료 납부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현지 전문가는 e커머스(전자상거래)형 미니앱을 알리바바 C2C 쇼핑몰 타오바오의 유력한 대항마로 점찍기도 했다. 여행 분야도 유망한 미니앱 개발 분야다.
조사에 따르면 업종별 미니앱 수용도는 ▲요식(63.5%) ▲택배(57.1%) ▲뷰티(48.7%) ▲교통(45.9%) ▲유통(43.6%) 등의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챗 미니앱은 앞서 2016년 9월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이로부터 두 달 뒤인 11월에는 오픈베타 테스트를 실시했다. 미니앱을 등록하려면 앱스토어처럼 위챗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내 개발자의 80% 이상이 위챗 미니앱에 관심을 표했다. 실제로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는 벌써부터 미니앱 데모와 앱 소스가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텐센트가 2011년 출시한 위챗은 활성 이용자 수 8억4600만명(2016년 3분기 기준)을 보유한 중국의 국민 메신저다. 개인은 물론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모든 기업의 필수 도구로 자리잡았다.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del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