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라인' 명확하지 않아 이란 도발할 수도"
[뉴스핌=김성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일(현지시간)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뒤 별도의 제재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향후 대응 전략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이란은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공식적인 경고 메시지를 받았다"며 "이란은 오바마 정부와 맺은 '끔찍한 협상'(이란 핵합의)에 감사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도 성명을 통해 이란의 최근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2231호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이란은 앞서 지난달 29일 테헤란 동쪽 셈난 인근에서 사거리 1000㎞ 이상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과 CNN등 주요매체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이란 기업과 단체 20여 곳에 대해 추가 제재를 단행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추가 제재는 이르면 3일 내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란이 다시 도발을 시도할 경우 트럼프가 그에 대응할 행동 방침(옵션)이 있어야 하는데, 과연 그럴 준비가 돼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백악관도 아직 어떤 대응책을 고려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있다.
미국 기업정책연구소(AEI)의 프레드 케이건 애널리스트는 "위협을 하려면 실제로 행동에 옮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다만 그럴 준비가 돼 있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저지른 최악의 실수를 번복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당시처럼 상대측에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제시하지 않는 계산 착오(miscalculation)를 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가 시리아 내전 초기에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제거하지 못했으며, 그로 인해 시리아에서 일어난 대량학살을 막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오바마가 마지노선인 '레드 라인(red line: 불화·협상시 한쪽 당사자가 양보하지 않으려는 쟁점이나 요구)'을 설정만 할 게 아니라, 아사드 대통령이 생화학 무기를 사용할 때 무력개입하는 등 실제 행동을 보였어야 했다는 뜻이다.
마이클 루빈 AEI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와 플린의 경고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위험한 부분"이라며 "'레드 라인'이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란이 이를 시험(test)하려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