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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 추정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150년 만에 프랑스서 귀환

기사입력 : 2018년01월31일 15:43

최종수정 : 2018년08월25일 20:20

김연수 국립고궁박물관 관장, 이승현 라이엇 게임즈 한국대표, 이태진 전국사편찬위원장, 지건길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왼쪽부터) <사진=이현경 기자>

[뉴스핌=이현경 기자] 병인양요 때 소실된 것으로 추정되던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이 국내로 돌아왔다.

31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은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죽책)을 지난 1월20일 프랑스에서 매입해 국내로 들여왔다”라고 밝혔다.

‘죽책’은 1819년 ‘효명세지빈’을 책봉할 때 수여한 것으로 조선 왕실의 중요한 의례 상징물이다. 크기, 재질, 죽채군의 서풍과 인각 상태 등 모든 면에서 전형적인 조선왕실 죽책의 형식을 갖췄고 왕실 공예품으로서 뛰어난 예술성을 보여주고 있다. 죽책이란 왕세자, 왕세자빈, 왕세손 등을 책봉할 때 그에 관한 글을 대나무쪽에 새겨서 수여하는 문서로 착한 일은 권하고 나쁜 일은 하지 말라는 내용을 주로 담는다. 죽책을 비롯한 조선왕실의 어책과 어보는 조선시대의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의 시대적 변천을 반영한 점에서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로부터 감사패 받는 라이엇 게임즈 이승현 대표<사진=이현경 기자>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국외 경매에 나온 한국문화재를 모니터링하던 중 2017년 6월 죽책이 프랑스 경매에 출품된 것을 발견했다. 사진 상으로 죽책문 내용을 판독하고 이를 조선왕조실록 및 의궤에 기록된 내용과 대조한 결과 지금까지 소실된 것으로 추정된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임을 확인했다. 문화재청과 긴밀히 협의하고 국제법 검토를 거쳐 매입을 추진해 고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김동현 차장에 따르면 당시 프랑스 경매에 소개된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의 추정가는 1000~1500유로 정도였다. 김동현 차장은 “추정가로 팔리는 건 아니다. 이 정도 가치로 평가하는 금액을 뜻한다. 사실 터무니없는 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 문화재에 대한 정보가 없으면 가장 낮은 가격으로 매긴다”라고 말했다. 하물며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이 진행된 프랑스 경매 도록에는 설명도 잘못되어 있었다. 재단 측은 “1759년으로 잘못 파악하고 있었다. 아마 정조 책봉 의궤로 해석한듯하다”라고 말했다.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사진=국외소재문화재재단>

죽책의 계약금은 19만5천유로(약2억원)로 올랐다. 이 과정에 대해 김동현 차장은 “문화재청에 경매 중지를 요청했다. 그러면 경매리스트에 물품이 빠지고, 경매를 통한 가격 상승을 막을 수 있다”면서 “저희 재단뿐만 아니라, 여러 딜러나 상점도 이번 죽책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저희가 구입한 가격보다 더 높아질 수 있고, 그러면 언제 문화재를 찾을지 모르는 일이 된다”라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국외소재문화재 재단은 프라이빗 경매를 진행했다. 재단 측은 “경매 중지를 통해 프라이빗 세일을 진행하는 게 최선이었다. 4차에 걸쳐 전문가 평가를 받고 우리 문화재임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죽책의 국내 귀환은 온라인 게임회사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 한국대표 이승현)의 기부로 인해 이루어졌다. 이승현 대표는 “라이엇 게임즈는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7년째다.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직후에 문화재와 관련한 사회구원활동도 함께했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게임도 문화 콘텐츠이고 문화를 만드는 기업이라는 생각한다.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유산부터 바르게 알려나가자는 생각에 문화재청과 연이 닿아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 주로 게임 참여자가 젊은 연령층이니 문화콘텐츠를 알릴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우리가 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라고 덧붙였다.

김연수 국립고궁박물관장과 라이엇 게임즈 이승현 대표<사진=이현경 기자>

반출 허가를 받기까지 7개월이 소요됐다. 프랑스 행정 기관 시스템에서 일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측은 “프랑스 정부 행정기관 자체가 일이 느리다. 7월에 반출 허가 계약을 했는데, 당시 프랑스가 한달 휴가 기간이었다. 행정기관, 일반 사기업은 업무를 하지 않는다. 휴가 전후에도 업무처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 이후에는 프랑수 문화부에서 메인박물관들과 반출허가에 대한 의견을 정리한다. 이 과정에도 꽤 긴 시간이 소요된다.

외교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재단 측은 “이 부분도 고려했다. 하지만, 반출 허가에 특별한 문제사항이 없었기 때문에 반출허가가 안 나올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행정절차가 오래 걸린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이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그 다음이 외교적으로 노력이었을 거다. 다행히 정상적으로 처리됐다. 오래 걸렸지만 안전하게 가져올 수 있었다”라고 답변했다.

라이엇 게임즈의 기부로 되찾은 이 죽책은 어보와 어책 등 왕실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조선왕실 저문박물관인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연수)에 기증된다. 박물관은 조사·연구 및 전시 등을 통해 이 죽책을 조선의 높은 문화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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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단축 개헌..."동의 안해" 55.5%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언급한 '복귀 후 임기단축 개헌 추진'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과반을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공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 응답시스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에서 임기단축 개헌 추진 언급'에 55.5%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동의한다'는 34.0%, '잘모름'은 10.4%로 나타났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연령별로 70대 이상,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모든 분류에서 50%를 넘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67.6%로 비율이 가장 높았고, 50대(62.2%), 30대(57.2%), 60대(53.4%), 만18세~29세(50.9%) 순이었다. 유일하게 70대 이상은 '동의한다'가 44.3%로 '동의하지 않는다' 38.6%를 앞섰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 64.5%, 대전·충청·세종 60.8%, 경기·인천 58.4%, 대구·경북 56.9%, 강원·제주 54.2, 서울 53.0%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부산·울산·경남만 '동의한다'는 대답이 43.4%로 '동의하지 않는다' 42.2%보다 우세했다. 지지정당별로는 역시나 정치 성향에 따라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5%가 '동의하지 않는다'를 선택했다. 국민의힘 지지자는 64.3%가 '동의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는 71.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가 41.5%, '동의한다'는 38.7%로 나타났다. 진보당 지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56.5%, '동의한다' 43.5%였다. '지지정당없음'에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64.9%, '동의한다' 23.7%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이 복귀하지 못하고 탄핵이 될 거라고 보고 있는 것"이라며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집권 기간이 2년이나 남아 있는데 개헌이 성사될 가능성이 없다, 신뢰가 낮다고 보는 거"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 전화 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6.2%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ight@newspim.com 2025-02-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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