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등 여파 '효율성' 따져 심야영업 사라져
과도한 운영 방침이 '정상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호평도
[뉴스핌=오찬미 기자] 24시 운영되는 프렌차이즈 카페가 매장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영업시간 단축에 나섰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손님이 적은 심야 시간대에 문을 닫아 영업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편의점과 햄버거 프렌차이즈점들도 심야 영업 중단을 선언하는 곳이 늘면서 심야 시간대 유통가의 불이 꺼지고 있다.
19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24시 영업을 해 오던 번화가 카페 매장들이 지난해 말부터 영업시간 단축에 나섰다.
서울대입구의 한 24시 카페에 심야영업 단축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스핌 오찬미 기자> |
24시간 운영되는 카페 매장은 지난 2005년 탐앤탐스가 압구정 로데오점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늘어났다. 100여개점에 이르던 탐앤탐스 24시 매장은 올해 일부 매장에서 24시 운영 제도를 폐지했다.
개점 이후 24시 영업을 일관되게 유지해 온 서울대입구역 한 프렌차이즈 카페도 지난 2월부터 영업시간을 오전 7시부터 오전 2시까지 5시간 단축했다.
카페베네도 지난 2009년 처음 24시간 매장을 도입해 20여개점을 운영하다가 심야영업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 엔제리너스커피도 전국 120여개에 달하는 24시 매장에서 점차 심야영업을 줄일 계획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효율성 따져 인건비 부담 줄이기
이를 두고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시간을 단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손님이 뜸한 심야시간대에 문을 닫는 방법으로 영업점들이 인건비 부담의 활로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24시 카페가 프랜차이즈점들이 한창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던 시기에 도입된 영업 방침인 만큼, 커피 소비가 증기한 요즘에는 손님이 적은 심야 시간대까지 인건비를 더 들여 영업할 필요가 없다는 해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년 전에는 커피전문점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편의를 위해 24시 매장이 확대됐던 것"이라며 "오전 시간 매출이 늘고 심야영업을 유지하는 효율성이 떨어진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렌차이즈 가맹점인 편의점 업계도 24시간 영업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신세계 계열 편의점 이마트24의 경우 지난해 새 가맹계약을 맺은 점포 가운데 '24시간 운영'을 선택하는 매장 비율이 크게 줄었다. 신규 가맹점 중 24시간 운영점 비율은 지난해 10월 19.8%에서 올해 2월에는 8.85%로 감소했다.
맥도날드와 버거킹 등 프렌차이즈점도 24시 영업을 중단했다.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지난해 연말부터 최근까지 3개월간 10개 매장에서 24시간 영업을 중단했다. 전국 440여 매장 가운데 24시 영업을 하는 곳은 300여 지점이다.
버거킹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종로구청점 등 4개 매장에서 24시간 영업을 중단했고, 롯데리아도 남양주 호평점, 평택 안중점 등에서 24시간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이러한 '탈(脫) 24시간' 움직임에 대해 우리나라에만 과도하게 집중돼 있던 24시 영업점들이 정상적인 영업형태로 바뀌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24시 영업을 강제하는 업소들은 야간 노동자들의 건강권, 휴식권을 크게 제약하고 있는 것"이라며 "프렌차이즈 본사가 24시 매장 운영을 강제하는 게 아니라 점주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카페나 편의점 등 프렌차이즈 본사에서 24시 운영을 해야 매장 운영에 대한 지원제도의 혜택을 주고 있어서 사실상 제도적으로 강제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실제 점주들은 인건비 부담도 크게 다가오는 만큼 가급적 프렌차이즈 업계에서는 이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오찬미 기자 (ohnew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