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현경 기자] 제주 4·3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싶다면, 전시장으로 떠나길 추천한다. 4·3사건 70주년을 맞아 4·3사건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70년간 사건을 제대로 파헤치지도 못해 이름조차 붙여지지 않은 시대적 아픔을 일부라도 알아볼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서울에서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대안공간루프, 공간 41에서 제주 4·3사건과 관련한 전시가 이뤄진다. 제주에서는 제주도립미술관 '4·3 70주년 특별전:포스트 트라우마' 전시를 진행한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관장 주진오)과 제주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제주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주 4·3 이젠 우리의 역사' 특별전은 지난 3월30일부터 오는 6월10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정치와 이념을 떠나 평화와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바탕으로 제주 4·3으로 희생된 제주도민의 아픔을 조명한다. 전시는 제주4·3사건의 전개 과정에 따라 ‘프롤로그’, ‘저기에 있는 봄’(1부), ‘흔들리는 섬’(2부), ‘행여 우리 여기 영영 머물지 몰라’(3부), ‘땅에 남은 흔적, 가슴에 남은 상처’(4부), ‘에필로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전시가 특별한 건 '수용자신분장' 등 국가기록물 원본이 최초로 공개되기 때문이다. 제주 4·3과 관련된 국가기록물, 사료, 희샹자 유품 그리고 예술작품을 중심으로 약 200여 점이 전시된다. 특히 국가기록원(원장 이소연)의 협조로 지금까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제주도지구 계엄선포에 관한 건', '수용자신분장' 등 4·3관련 국가기록물 원본 9건을 이번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기록물 보존과 관리를 위해 4월10일까지만 원본을 전시하고, 이후에는 복제본으로 대체된다.
제주도립미술관 전시 포스터 <사진=제주도립미술관> |
제주도립미술관에서는 제주 4·3사건 70주년을 맞아 동아시아 제노사이드를 주제로 ' 4·3 70주년 특별전:포스트 트라우마'를 기획했다. 제주 4·3사건뿐만 아니라 광주 5·18, 하얼빈 731부대, 난징대학상, 오키나와 양민학살, 대만 2·28, 베트남 전쟁 등에서 국가폭력에 의해 발생한 희생자와 상처와 아픔을 기억하고 동시대적인 인권회복과 상생의 가치로 승화시키고 평화의 메시지를 위해 준비됐다. 제주도립미술관측은 "이번 전시는 인류사적인 보편 가치고 재해석한다"며 "전시를 통해 20세기 동아시아 제노사이드의 역사를 마주하고 대량학살의 아픔을 평화와 상생의 메시지로 승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안공간루프에서는 '잠들지 않는 남도: 1948, 27719, 1457, 14028, 2018'가 마련됐다. 공간41, 대안공간 루프, 이한열기념관, 성북문화재단, d/p가 협력한 이번 전시는 제주 4·3사건을 사회적으로 억압하고 삭제하려는 국가에 저항하는 제주 예술인들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또 세미나도 마련되어 있다. 이는 희생자와 참여 당사자의 주체적 면모와 저항적 의미를 되새기는 세미나다. 4월12일에는 '자유로운 노예들' 19일은 '자본주의교의 삼위일체' '26일은 '상시적이고 합리적인 반공주의' 5월3일 '메타노이아, 삶의 지속'을 주제로 오후 7시에 진행된다.
제주 4·3사건은 1947년 3월1일부터 1959년 9월21일까지 일어난 사건이다. 1947년 미군정기에 항일기념일인 삼일전에 분단을 막기 위해 주민들이 시위한 것이 사건의 발발이 됐다. 남한 단독 선거,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한 남조선노동당(남로당)이 제주도당의 무장봉기와 미군의 강압으로 일어난 민주항쟁으로 한국전쟁 이후 가장 많은 희생자들이 발생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