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있는 행보 유명세... ‘도가니 사건’ 공판검사
영화 '더킹' 부패감찰 ‘안희연 검사’ 실제 모델
징계와 퇴출 위기에도 내부 쓴소리 계속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강원랜드 수사 외압 의혹'의 불씨가 검찰 내홍으로 옮겨가면서 최근 검찰을 연신 공개 비판한 임은정(44·사법연수원 30기) 서울북부지검 부부장 검사가 주목받고 있다.
임 검사는 지난 10여 년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50여 차례 강도 높은 내부 비판 글을 올린 인물이다. 지난해 8월 정기인사를 통해 서울북부지검 부부장 검사직으로 부임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더킹'에서 검찰 내 부패를 감찰하는 ‘안희연 검사’의 실제 모델로 유명하다.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 /이형석 기자 leehs@ |
임 검사는 2001년 30기로 사법연수원 수료 후 인천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2007년 3월 광주지검에서 근무할 당시 일명 ‘도가니 사건’(광주 인화학교 사건)의 공판검사를 맡았다.
임 검사는 당시 "피해자들 대신 세상을 향해 울부짖어 주는 것, 이들 대신 싸워주는 것, 그리하여 이들에게 이 세상은 살아볼 만한 곳이라는 희망을 주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임 검사는 또 고(故) 윤길중 진보당 간사 재심 사건을 맡았을 때 검찰 상부 지침에 응하지 않고 소신에 따라 무죄를 구형했다. 그 결과로 정직 4개월 징계를 받았다. 검사들이 7년마다 받는 '검사 적격 심사'에서 '심층 적격심사 대상자'로 분류돼 퇴출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임 검사의 소신 있는 행보는 계속됐다. 지난해 7월 임 검사는 '사법부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일부 검사의 개인적 일탈로 이해했는데, 이 정도면 조직적 일탈이구나 싶어 참담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에는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의 수사 결과에 대해 "조사단이 극히 초라한 성적표를 내밀었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도입을 간절히 희망한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임 검사는 지난 19일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 의혹' 전문자문단의 심의 결과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또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과정이 공정해야 결과도 공정할 수 있습니다. 검찰 구성원으로서 고통스러운 시간입니다만, ‘검찰의 검찰’이 아니라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부득이 겪어야 하는 고통이기에 기꺼이 감수합니다"라며 검찰 내부 개혁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