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라이브
KYD 디데이
문화·연예 미술전시

속보

더보기

제주의 자연을 추상화한 강요배 작가 "그림다운 그림은 무엇인가"

기사입력 : 2018년05월25일 19:25

최종수정 : 2018년05월25일 19:25

개인전 1부 '象을 찾아서 5월25일 개막
개인전 2부 '동백꽃 지다' 그의 역사화가 한자리에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작가 강요배(65)는 ‘그림은 무엇인가’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다음으로 ‘어떠한 그림이 그림다운 그림이냐’를 생각한다. 스스로 내린 '그림다운 그림'에 대한 답은 '상(像)'이다.

'수직·수평면 풍경' 작품 앞에서 강요배 작가. 이 그림은 작가의 작업실 앞 풍경이다. 수직은 검게, 수평은 하얗게 그렸다. 공기와 빛을 명암으로 식별하는게 아니라 '설경'은 수직과 수평만으로 끝날 수 있는 작가의 생각을 보여주는 작품. [사진=학고재]

강요배의 개인전 1부 ‘상(象)을 찾아서’가 개막한 25일, 전시가 열리는 학고재에서 강 작가를 만났다. 그는 사진이 일상화된 현 사회에서 ‘그림다운 그림’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작가에 따르면 그림과 사진의 분명한 ‘차이’는 강렬함을, 현상을 사실적으로 담느냐, 인상적인 순간을 떠올려 회화적으로로 표현하느냐다. 강 작가는 “그림이 사진과 똑같으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나는 보지 않고도 마음속에 떠오르는 장면을 마음껏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제주도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자연과 동물, 그리고 제주도에서 생활하는 강 작가 일상에 비친 풍경이다. 구름 사이에 햇빛이 쏟아지는 순간, 눈이 그치고 햇빛이 쏟아지는 한라산 정상의 설경, 거침없는 파도가 바위를 치고 올라가는 모습, 높이를 가늠할 수 없는 청량한 가을 하늘, 작가의 작업실 앞 눈이 내린 풍경 등 그의 뇌리를 스친 절묘한 순간들이다. 일상에서 포착한 강렬한 요체, 그가 기억하는 찰나가 캔버스에 물들었다.

1월 한라산, 2007, 캔버스에 아크릴릭, 65.2x100cm [사진=학고재]

언뜻 보면 사생화로 착각하기도 쉽다. 제주에서 본 풍경을 사진을 찍어와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강요배 표’ 추상화다. 그가 마음에 품은 순간을 떠올려 작업한다. 강 작가는 “그림은 밖을 지칭하는 게 아니다. 중요한 느낌과 흐름을 마음에 간직했다가 끌어당겨 꺼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상은 기하학적으로 표현하거나 애매한 그림이 아니다. 상을 끌어내는 것이 추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 그림은 ‘추상화’다”라고 설명했다.

전시 주제가 ‘상(像)을 찾아서’인데, 이 ‘상’은 ‘코끼리 상’이다. ‘코끼리 상’은 형상, 인상, 추상, 표상 등 미술 용어에서 ‘이미지’를 뜻하는 글자다. 옛날 보기 드문 동물이었던 코끼리를 묘사하기 위해 말 대신 그림을 그려 설명했던 것에서 유래했다. 물건의 모양을 본떠 그린 형태나 마음속에 떠오르는 추상적 이미지 자체도 포함한다. 강 작가는 “표피적인 이미지가 아닌 좀 더 압축된 것, 마음에 찍히는 게 상이다. 이를 잡는 건 본연의 몫”이라면서 “기억의 요체, 우리가 경험하는 많은 것 중 마음에서 꺼낼 줄 알아야 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치솟음' 작품 앞에서 강요배 작가. '치솟음'은 파도가 바위를 치고 올리가는 장면을 그린 그림. 작가는 가슴 속이 갑갑할 때 깊이 뇌리에 박힌다고 고백했다. [사진=학고재]

이 전시를 마치고 이어서 열리는 2부 전 ‘메멘토, 동백’은 6월22일부터 7월15일까지 학고재 갤러리에서 열린다. ‘동백꽃 지다’로 널리 알려진 강요배의 역사화를 한자리에 모으는 전시다. 1989년부터 2017년까지 작업을 ‘동백꽃 지다’와 ‘동백 이후라는 두 개의 카테고리 아래 선보인다. 1부 전시는 5월25일부터 6월17일까지 관람 가능하다.

제주 출신인 강요배 작가는 아버지가 4·3항쟁을 겪었다. 그가 4·3항쟁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한 신문사에 소설가 현기영의 ‘바람 타는 섬’ 삽화를 그리면서다. ‘바람 타는 섬’은 일제 강점기에 제주 해녀들의 생존권 투쟁이 항일운동으로 발전한 과정을 담은 소설이다. 삽화를 그리는 1년 간 그는 제주 역사를 공부하게 됐고, 그 문제를 직면하게 됐다. 1989년 삽화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제주 4·3 항쟁 공부에 매진했다. 이를 바탕으로 4·3항쟁을 담은 작품 50여 점을 완성해 ‘강요배 역사그림-제주민중항쟁사’를 학고재에서 선보였다. 이 전시로 4·3의 현실을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4·3의 역사화를 그리고 전시회를 마친 후 심신이 지쳤던 강요배 작가는 고향 제주로 돌아갔다. 제주의 역사를 알고 난 후 그가 본 제주의 자연은 감정의 대상으로 다가왔다. 이후 강요배는 제주의 자연과 역사를 담은 ‘4·3 50주년 기념-동백꽃 지다’(1998) 순회전, ‘땅에 스민 시간’(2003), ‘풍화’(2011) 등 전시를 선보였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부부 공천개입 수사 급물살 타나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된 가운데 이른바 '명태균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 속도를 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11시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어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은 헌정 사상 두 번째 파면이다. 사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 DB] 검찰은 지난 2월 17일 윤 전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여론조사 조작 의혹,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등 명씨 관련 사건을 창원지검에서 중앙지검으로 이송했다. 이후 검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한 연이은 소환조사 및 강제수사 등에 착수하면서 잔여 수사에 속도를 내 왔다. 검찰은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가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을 돕고자 총 81차례에 걸쳐 불법 여론조사를 해 주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6·1 보궐선거에서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와 관련, 보궐선거와 지난해 4월 22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이날 헌재의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가졌던 '불소추특권'을 잃게 됐다. 기존 수사 대상이던 내란 혐의뿐 아니라 공천 개입 의혹 수사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법조계 안팎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한 공천 개입 의혹 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계 출신 법조인은 "박 전 대통령도 파면된 다음에 소환조사가 바로 이뤄졌다"며 "곧바로는 아니겠지만 민주당 측에서 신속한 수사를 압박할 텐데 검찰도 조만간 협의를 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소환 일정 등을 잡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2016∼2017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3개월 만에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렸다. 당시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는 박 전 대통령이 자연인 신분이 된 이후 급물살을 탔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 11일 만에 검찰에 소환됐고, 이후 열흘 만에 구속됐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명태균 수사의 경우 검찰이 좀 더 가열차게 할 것 같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도 있는데 이 또한 바로 착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다만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신병 문제는 바로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검찰의 신속한 수사는 진행되겠지만, 윤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 등은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적극적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조사하려고 들긴 하겠지만 소환조사의 경우 조기 대선 이후가 될 것 같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사안이라 검찰이 속도를 내서 수사 한다 해도 대선 정국에서 전 대통령 부부를 직격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된 가운데 이른바 '명태균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은 명태균 씨가 지난해 11월 8일 오전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검찰청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seo00@newspim.com 2025-04-05 07:00
사진
[尹 파면] 조기 대선 막 올랐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며 조기 대선 막이 올랐다. 현재 조기 대선 레이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독주하는 구도다. 여·야 잠룡들은 권력 구조를 개편하는 개헌론으로 차별화에 나서는 등 대권을 향한 행보를 시작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5.04.03 ace@newspim.com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기 대선은 오는 5월 말에서 6월 초에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헌법 제68조 2항에 따라 파면 등으로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 선거를 치러야 해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공직선거법 제35조 1항에 따라 늦어도 오는 14일까지 조기 대선일을 공고해야 한다. 조기 대선 레이스에 들어가며 대권을 노리는 후보자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선두 주자는 이재명 대표다. 이 대표는 차기 대권 유력 후보자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서 무죄를 받으며 사법 리스크 부담도 덜었다. 야권에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김두관 전 국회의원,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영록 전남지사, 이광재 전 강원지사, 전재수 의원 등이 당내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1강'인 이 대표와 비교해 열세다. 야권 잠룡들은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 등 개헌론을 부각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도 차기 대권을 넘보고 있다. 이준석 의원은 '40대 기수론' 등 정치권 세대 교체론을 앞세우고 있다. 여권에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국회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유승민 전 국회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조기 대선에 참전할 가능성이 있다. 여권 후보자들은 당내 경선에서 정통 지지자인 보수 표심을 먼저 얻어야 한다. 동시에 본선에서 중도층 표까지 끌어올 수 있는 경쟁력도 보여줘야 한다. 여권 후보자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촉발한 제왕적 대통령제 한계 극복 방안으로 대통령 권한을 분산하는 개헌론을 제시하고 있다. 각 당은 곧 당내 경선을 시작해 본선에 올릴 후보자 선정에 들어간다. 공직선거법 제49조에 따라 조기 대선 24일 전부터 이틀 동안 대통령 후보 등록을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조기 대선이 오는 6월 3일 치러지면 각 당은 오는 5월 11일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통령 후보를 등록해야 한다. 여야는 약 8년 전 제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박근혜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후 1개월 안에 대통령 후보 선출을 마무리했다. 범야권이 대통령 단일 후보로 본선에 들어갈지도 주목된다. 당 내 간판 주자가 없는 조국혁신당은 '야권 통합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을 제안했다. 이 대표가 있는 민주당이 이에 응할지에 정치권 이목이 쏠리고 있다. ace@newspim.com 2025-04-06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