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무형문화재의 비명④] 심화되는 양극화.."활성화 방안 절실"

기사입력 : 2018년10월05일 16:57

최종수정 : 2018년11월14일 18:59

인기·비인기 종목 구분 '뚜렷'…기능 종목 존폐 위기
"지원금 주는 게 전부 아냐"…대중 접근성 높여야

[편집자] 무형문화재는 한 민족의 전통과 얼, 그리고 정신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척도다. 유형문화재가 옛 선조들의 기술과 지혜의 집약체라면, 무형문화재는 고도의 정신세계와 가치관이 함축된 민족의 정체성이다. 하지만 2018년 현재 무형문화재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를 보존하기 위한 예산은 점점 줄어들고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에 대한 예우는 형편없는 수준이다. 전승자들에 대한 ‘처벌’ 중심의 관리체계도 무형문화재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존폐의 갈림길에 놓인 무형문화재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국가무형문화재 기능 종목 이수자 A씨는 지난해 전승활동을 포기했다. 전수조교와 보유자 단계까지 올라가더라도 별다른 비전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스승인 보유자 B씨가 갈수록 생활고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A씨는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의 길을 걸을 자신을 잃었다. B씨와 A씨 등 이 종목 전승자들은 문화재청이 주관하는 공개행사와 전시회 등에도 열심히 참여했지만 큰 소득은 얻지 못했다. A씨는 얼마 남지 않은 이수자 중 한 명이었지만, 지난해 12월 B씨에게 ‘활동중단’을 선언하고 현재 한 대기업 영업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A씨는 “국가무형문화재를 전승한다는 자부심이 컸지만,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운 현실 앞에서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일반인들도 국가무형문화재를 잘 모르다 보니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 없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국가무형문화재도 ‘빈익빈 부익부’

국가무형문화재에서도 인기·비인기 종목이 나뉘고 있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기능 종목에서 비인기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문화재청이 발간한 '2017 통계로 보는 문화유산'자료 발췌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이 올해 발간한 ‘2017 통계로 보는 문화유산’을 살펴보면 현재 전승취약종목으로 구분된 종목은 총 35개다. 이 중 전통공연·예술(예능)은 4개 종목, 전통놀이·무예는 1개 종목, 나머지 30개 종목은 공예 등 기능 분야다. 전승취약종목은 △전승자 증감 추이 △수익성 △대중의 관심도·인지도 등 4개 지표 13개 기준으로 평가해 지정된다. 전승취약종목으로 지정되면 기존의 전승지원금에 특별지원금이 지급된다.

공연 중심의 예능 종목보다 수익을 내기 어려운 기능 종목이 상대적으로 자립 기반이 취약해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더욱이 향후 국가무형문화재를 이끌 이수자들이 입문을 꺼리면서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 예능 종목은 39개 종목에 전수교육조교 171명, 이수자 4465명을 기록했다. 반면 기능 종목은 51개 종목에 전수교육조교 49명에 이수자는 611명에 그쳤다. 종목 수는 기능 분야가 더 많지만, 전수교육조교와 이수자 수는 예능 종목의 13~28% 수준이다. 수익성과 인적자원 측면 모두에서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기능 종목 보유자 D씨는 “예능 종목은 수익이 많다 보니 돈을 두고 갈등이 자주 벌어지는데 기능 종목은 아예 수익 자체가 거의 없다 보니 당장 먹고사는 걱정부터 한다”며 “문화재청에서는 지원금만 주고 나 몰라라 하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꼬집었다.

박종군 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 이사장은 “경제적 수익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기능 종목 전승자들의 의견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문화재청이 국가무형문화재 기능 종목을 위해 국민들의 향유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중에게 멀기만 한 무형문화재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은 “국가무형문화재는 이제 보존을 넘어 국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문화재청의 전승지원금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5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국가무형문화재 보존단체는 매년 한 번씩 공개발표회를 열고 있다. 발표회에는 문화재위원회가 참관해 전승기량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이를 토대로 등급이 매겨지고 전승지원금이 지급된다. 보존단체 입장에서는 연례 행사 중 가장 크고 중요한 자리인 셈이다.

지난 1967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5호로 지정된 북청사자놀음 공연 모습. [사진=문화재청]

하지만 문화계는 이 같은 공개행사 외에 국민들이 국가무형문화재를 향유할 길이 협소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공개행사마저도 일반인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유인책이 적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국문화재정책연구원도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 기본계획 수립 연구(2017-2021)’ 자료에서 “그동안 무형문화재의 지향 가치였던 전승이 단절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구호’ 개념을 탈피해야 한다”며 “무형의 문화원천을 문화다양성 및 문화산업을 위한 창조적으로 전승·활용하는 ‘자원’으로 개념의 전환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무형의 문화자원을 향유하는 정책고객은 전승자만이 아닌 ‘국민’ 모두가 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개선해야 한다”며 “무형문화재의 가치 구현 및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꾀하는 방향으로 계승·발전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무형문화재 예능 종목 전수조교 C씨는 “공개행사 준비에 1년을 바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행사를 찾는 일반인들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며 “단순히 기·예능을 시연하는 수준의 행사다 보니 콘텐츠 부족으로 일반인들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민주 이미 해리스 후보 추대 움직임"...러닝메이트도 거론 [뉴욕=뉴스핌] 김근철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거부하고 버티고 있지만, 민주당 안팎에선 이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교체 후보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 방송은 5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이 그동안 자신의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유지를 지지하는 행보를 보여왔지만 민주당은 이미 그녀를 중심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민주당 관계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와 함께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밝히고, 오는 8월 시카고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이 이 같은 결정을 따라주기를 설득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이들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과 당의 고위관계자들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이후 내분과 표 분산을 막기 위해 이 같은 구상을 지지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방송은 소개했다. 실제로 해리스 부통령이 교체 후보가 돼야, 바이든 선거 캠프의 막대한 규모의 정치자금과 선거조직도 잡음 없이 승계돼기 때문에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다만 문제는 해리스 부통령이 나서더라도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배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실제로 해리스 부통령이 나서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압도하기 힘들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지난 2일 발표된 CNN 방송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 대결할 경우 45% 대 47%의 지지율을 보였다. 오차범위 내 박방이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2%포인트(p) 뒤지는 결과다.  이에 따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그룹은 정치자금 큰손 등을 대상으로 해리스 부통령의 본선 경쟁력을 설득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CNN 방송은 민주당 일각에서 심지어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승계를 기정사실화하고 그와 함께 대선을 치를 러닝 메이트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흑인 여성'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는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와 앤디 베시어 켄터키 주지사가 유력 후보이고,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주 주지사와 J.B. 프리츠커 주지사 등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는 전언이다.  힌편 트럼프 전 대통령측은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승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준 타격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을 거론하며 '래핑(laffin') 카멀라 해리스'라고 조롱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자주 크게 웃고 있으며 '실없는' 모습을 보인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위기 위한 포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정적들의 약점을 파고들어 이를 별명으로 붙여 깍아내리고 공격하는 데 탁월한 수완을 보여왔고, 실제로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TV 대선 토론 직후 바이든 교체론이 불거지자, 민주당 '대한 후보'들을 비판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선 "아예 논의 대상도 안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kckim100@newspim.com 2024-07-06 03:26
사진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 한동훈 십자포화…전당대회 변수 될까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읽씹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 후보가 5일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냈으나 당대표 후보들은 해명 및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왼쪽부터)-윤상현-원희룡-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 참석해 있다. 2024.07.05 pangbin@newspim.com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문제로 당정이 갈등하던 1월 중순께 한 후보에게 '대국민 사과' 의향을 밝히는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이 취재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했다며 공개한 문자에는 김 여사가 '제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실장은 "김 여사가 (한 후보로부터 답변을 못 받자) 굉장히 모욕을 느꼈고, 윤 대통령까지 크게 격노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 캠프는 공식 입장을 통해 당시 문자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CBS 라디오에서 방송한 '재구성'됐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한 후보 역시 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문자) 내용이 조금 다르다"며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고, 당시 국민 걱정을 덜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대표 선거 경쟁자인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일제히 한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나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상당히 정치적으로 미숙한 판단을 했다고 보고, 결국 총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슈를 독단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이에 대해 충분히 사과하고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원 후보도 "영부인이 사과 이상의 조치도 당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하겠다는 것을 왜 독단적으로 뭉갰는지에 대해서 (한 후보의) 책임 있는 답변을 바라고 있다"며 "영부인의 사과 의사를 묵살하면서 결국 불리한 선거의 여건을 반전시키고 변곡점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를 놓침으로써, 선거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 "이런 신뢰관계로 어떻게 여당의 당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겠냐"며 "검사장 시절에는 검찰총장의 부인이던 김건희 여사와 332차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것이 세간의 화제가 된 것을 생각하면 다소 난데없는 태세전환"이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4-07-05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