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가 4일만에 하락했다. 특히 기술주의 약세 흐름이 두드러졌다.
애플이 제시한 매출 전망이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시들해지면서 ‘팔자’가 쏟아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중심으로 한 뉴욕의 금융가 [사진=블룸버그] |
10월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에서 임금이 큰 폭으로 상승,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전망에 무게가 실린 것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2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09.91포인트(0.44%) 내린 2만5270.83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17.31포인트(0.63%) 떨어진 2723.06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77.06포인트(1.04%) 급락하며 7356.99에 마감했다.
전날 장 마감 후 애플이 공개한 회계연도 4분기 순이익과 매출액이 호조를 이뤘지만 연말 쇼핑 시즌이 집중된 10~12월 매출액 전망치가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IT를 중심으로 증시 전반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애플이 제시한 다음 분기 매출액 전망은 890억~930억달러로, 월가의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예상치 하단 929억달러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도 한 풀 꺾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강한 의지를 내비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기대에 부풀었던 증시는 실상 구체적인 협상안 마련 움직임이 없다는 워싱턴 정책자들의 발언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날 래리 커들로 백악관 경제자문관은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협상 초안 마련을 지시를 받은 일이 없고, 주요 부처가 실무 작업을 진행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정책자도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이달 말 만날 계획이지만 이를 통해 해법 마련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월가의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복잡하게 얽힌 양국 무역 마찰이 단시일 안에 해소되기 어렵고,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입장을 급선회한 것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계산이라는 의견을 쏟아냈다.
US뱅크의 토마스 헤일린 글로벌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이날 주가 하락은 투자자들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싼 진의를 가려내려는 움직임이 번진 데 따른 것”이라며 “양국의 무역 마찰이 지속될 경우 충격은 상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용 지표는 호조를 이뤘다.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25만건으로, 시장 예상치인 20만2000건을 크게 웃돌았다.
시간당 평균 임금이 3.1% 급상승, 투자자들 사이에 인플레이션 상승과 연준의 긴축에 대한 우려를 부추겼다.
종목별로는 애플이 7% 이상 폭락했고,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시가총액 1조달러를 지켜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번졌다.
반면 스타벅스는 매출 호조에 기대 10% 랠리했고, 크래프트 하인즈는 어닝 충격에 10%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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