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수많은 인파가 오가는 런던 도심의 육교에 설치된 서도호의 한옥 프로젝트가 ‘2018 돋보이는 공공미술’의 하나로 선정됐다. 미술 전문매체 Artsy는 공공예술 전문기관인 UAP가 뽑은 ‘2018 돋보이는 퍼블릭 아트 12’를 소개했다.
UAP는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 중인 큐레이터들의 추천을 바탕으로 전세계적으로 가장 주목할만한 공공미술을 3년째 선정 발표해왔다. 올들어 UAP가 ‘가장 돋보이는 퍼블릭 아트’로 선정한 작품 중에는 한국 아티스트 서도호(Do Do Suh)의 ‘브릿징 홈, 런던(Bridging Home, London)’ 등 총 12건이 이름을 올렸다.
서도호 ‘Bridging Home, London’. [Image courtesy of the artist=Victoria Miro Gallery] |
서도호의 '브릿징 홈, 런던'은 런던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인 리버풀 스트리트역 인근의 웜우드가(街) 육교 위에 지난 9월 설치됐다. 한국의 전통가옥이 유럽 대도시에 불시착한 듯 육교 중간에 기우뚱하게 자리잡은 이 작품은 런던 시민들로부터 “아주 흥미롭고 참신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작가는 한옥 주변에 대나무를 심고, 문설주와 지붕 일부가 육교 밖으로 살짝 삐져나오도록 설치해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다.
그간 미국 여러 도시에서 독특한 설치미술을 잇따라 선보여 호평을 받았던 서도호는 런던서 처음 시도한 야외 프로젝트에 스스로가 체험한 이주(移住)의 감정,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의 연결 등의 주제를 담아냈다. 작가는 "(집을) '짓는다'는 것은 '공간'이라는 의미와 함께 은유적이고 정신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이번 작품은 사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많은 사람들과 같은 느낌으로 서로 연결됐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주자의 역사와 삶을 성찰한 서도호의 '브릿징 홈, 런던'은 런던 공공예술축제 '아트 나이트(Art Night)'와 도시조각 프로젝트(Sculpture in the City)의 공동발주로 실현됐다. 전시기간은 6개월로 예정돼 있다. 작품 제작은 한-영 문화예술 공동기금이 지원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영국예술위원회가 양국 문화예술 협력을 위해 2016년 협약을 체결하고 조성한 이 기금은 양국 문화협력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런더너 중에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서도호의 작품이 좀더 오랫동안 시민들과 만났으면 좋겠다”며 설치 연장을 소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도호의 육교 프로젝트를 우수작으로 추천한 큐레이터 앨리슨 퀴블러는 “런던 심장부의 보행자 전용도로에 걸치듯 설치된 ’브릿징 홈, 런던’은 아주 영리한 작품이다. 공공장소와 사적 공간 사이의 긴장감은 부조리한 듯하나 매우 매력적이다. 세계적인 이슈인 난민문제와 함께, 이민자의 시각에서 '가정'의 의미와 뉘앙스를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Callum Morton ‘Monument #32 Helter Shelter’, 인물상 뒷면은 쉼터로 꾸며졌다. [사진=시드니 컨템포러리] |
한편 UAP가 뽑은 ‘2018 돋보이는 퍼블릭 아트 12’에는 세계적인 설치예술가 크리스토 & 장 클로드 커플이 런던 하이드파크 호수에 이집트 피라미드 형상으로 설치한 '더 마스타바(The Mastaba)’와 캘런 모튼이 시드니 컨템포러리 의뢰로 트럼프 미(美) 대통령 형상으로 제작한 이색 쉼터인 ‘Monument #32’가 포함됐다.
또 딜러 스코피디오+렌프로와 데이비드 랭이 뉴욕 맨하탄 문화지구 하이 라인(the High Line)에서 시도했던 이색 프로젝트 ‘The Mile-Long Opera’도 우수 퍼블릭 아트로 뽑혔다.
Rirkrit Tiravanija ‘Untitled 2018. The Infinite Dimensions of Smallness’ [사진=싱가포르국립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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