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는 아메리칸리그만 지명타자 제도 시행
NC 다이노스, 양의지·베탄코트 시너지 효과 기대
KBO리그 적응·공격력 집중 등 다양한 방법
이번 주에는 프로야구 타자들을 살펴 봅니다. KBO리그에 불고있는 '강한 2번타자' 트렌드와 지명타자, 그리고 한방이 위력적인 '슬러거의 계보'를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김태훈 수습기자 = 지명타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명타자(DH)란 타석에는 들어서지 않고, 타순에 포함돼 타석에만 들어서는 선수를 말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경우 아메리칸리그(AL)에서는 지명타자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내셔널리그(NL)에서는 투수도 타자로 나선다.
대표적인 예로 류현진(32·LA 다저스)이 있다. 류현진은 올시즌 MLB 개막전을 포함해 2연승을 수확했다. 류현진은 선발 마운드에 올랐지만, 9번 타순인 공격에서도 팀의 승리를 위해 활약하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해 투수로 15경기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타자에서도 타율 0.269(26타수·7안타 2타점 2볼넷 등을 남겼다.
'투타겸업'으로 화제가 된 일본인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25)는 투수로 10경기에 등판해 4승2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한 뒤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지난해 9월 이후로는 타자로만 전념했다. 오타니는 타자로 104경기에 나서 타율 0.285 22홈런 16타점 등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2루에 출루한 모습. [사진= 로이터 뉴스핌] |
KBO리그는 지명타자 제도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투수는 마운드에서만 공을 던지는 데 집중한다. 투수 대신 한 명의 타자가 공격에 나선다. 이전에는 지명타자 하면 ‘반쪽짜리’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라지만 지금의 KBO리그에서는 체력 분배와 외인 타자의 적응, 공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두산 유니폼을 입고 133경기에서 타율 0.358(439타수·157안타) 23홈런 77타점을 기록한 양의지(32)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4년 동안 125억원을 받는 대형 계약을 NC 다이노스와 체결했다. 공수에서 모두 수준급인 양의지의 체력 분배를 위해 이동욱 NC 감독은 올 시즌 새로 영입한 크리스티안 베탄코트(29)와 번갈아 지명타자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빅리그 경험이 있는 베탄코트는 호투준족으로 포수와 외야수, 1루, 2루 수비가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다. 영입 당시 너무 많은 포지션을 소화하기 때문에 한 포지션에 집중을 못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베탄코트는 스프링캠프에서의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야구에서 포수는 체력소모가 가장 높은 포지션이다. 무거운 장비를 입고 무더위 속에서도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KBO리그 각 구단들은 주전 포수의 체력을 위해 지명타자로 나서게 하거나 휴식을 주기도 한다.
NC 다이노스 양의지. [사진= NC 다이노스] |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KBO리그에 데뷔한 호세 페르난데스의 적응을 위해 지명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개막한 만큼 한국에서의 추위에 외인 타자들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KBO리그의 투수들과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할 시간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다.
타격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또하나의 방법으로도 활용된다.
LG 트윈스는 지난해부터 베테랑 외야수 박용택(40)을 주로 지명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박용택은 지난해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3(524타수·159안타) 15홈런 76타점을 기록했다. 10년 연속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불혹을 넘긴 만큼 수비와 공격을 함께 소화하기에는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 이에 LG 류중일 감독은 박용택이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롯데를 대표하는 거포 이대호(37) 역시 지명타자로 주로 출전한다. 지난 시즌에서도 1루수와 지명타자를 번갈아 소화하며 144경기 동안 타율 0.333(543타수·181안타) 37홈런 125타점을 기록했다. 1년 동안 최소 30개 이상의 홈런을 쏘아올릴 수 있는 이대호는 1루수가 주 포지션이지만, 같은 팀 수비능력이 좋은 채태인을 1루수로 활용하며 공격력을 극대화시켰다.
2000년대 초반까지 지명타자는 ‘수비력이 부족하지만, 공격력이 아까운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 와서 지명타자는 체력 관리와 적응,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사진= 롯데 자이언츠] |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