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오는 9일(현지시간) 총선을 앞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합병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자 팔레스타인 측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이스라엘 방송 '채널12 뉴스'에서 서안 정착촌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을 확장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고 "누가 안 한다고 말하는가"라고 반문한 뒤 "현재 진행 중이며, 그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의 주권을 확장할 것이고, 정착촌 단지들과 외딴 정착촌을 구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채널 13'과의 인터뷰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서안 정착촌 지위 변경을 승인하라고 압박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다음 임기까지 기다려라"고 말했다.
오는 9일 열릴 총선에서 승리하면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합병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정착촌 합병을 오랜 기간 주장해온 극우 성향 유권자들의 표를 흡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 측은 네타냐후 총리의 정착촌 합병 공약에 반발하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관계자인 하난 아슈라위는 그의 선언은 단지 선거 캠페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며 "평화의 기회는 이것으로 끝이다"고 말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범죄와 어리석음에 대한 대응에는 대중의 저항과 무력저항 등 우리의 모든 힘이 동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은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가자지구에 국가 건설을 원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중동전쟁을 통해 이 지역들을 점령했다.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을 합병했고, 가자지구에서는 철수했다. 서안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이지만 이스라엘군이 주둔하고 있다.
서안 정착촌 문제는 2014년 이후 중단됐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을 재개하는 데 중요한 사안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측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서안지구에는 이스라엘의 수십년간의 정착촌 건설 작업으로 40만명 이상의 이스라엘인이 거주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인의 거주 규모는 약 290만명이다.
로이터는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서안 문제를 결부한 질문에 답한 것과 관련해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시리아로부터 빼앗은 골란고원에 대해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함으로써 수십년간 계속돼온 국제적 합의를 깨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작년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해 작년 5월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긴 바 있다.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전쟁을 통해 점령한 영토에 정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제네바협정에 따라 이스라엘의 정착촌을 불법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서안의 지위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말하면서 주권을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서안의 일방적 합병은 이스라엘 동맹국들도 인정하기 어려운 사안일 것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한 여성 국경경찰이 이스라엘령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시위 현장에 나와 있다. 2019.03.27.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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