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견 '한정'에 횡령 혐의까지
바이오제네틱스·넥스트BT, 인수 의지 확고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경남제약이 공개 매각을 선언하면서 상장폐지 위기를 넘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경남제약 상폐 여부가 이르면 이달 내 결정된다.
앞서 경남제약은 2018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한정' 감사의견을 받아 상폐 사유가 발생했다. 이후 경남제약은 지난 8일 상폐 관련 이의신청서를 제출했고, 거래소는 이의신청을 받은 날로부터 15영업일 이내(4월 29일 기한)에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 상폐 여부(개선기간 부여 포함)를 심의·의결한다.
이미 두 번의 개선기간을 받으면서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앞서 경남제약은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인해 지난해 5월에 6개월의 개선기간에 이어 올해 1월에 다시 1년 동안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주권매매거래는 지난해 3월부터 정지 상태다.
여기에 지난 10일에는 전 경영지배인의 업무상 횡령 혐의 발생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까지 추가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감사의견 비적정이 발생하면 그 사유가 해소돼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실질심사라는 게 여러가지를 다뤄야 하는데 재무제표도 중요한 판단근거로 쓰인다. 그런 면에서 그 부분을 먼저 해소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우선, 차선을 따질 건 아닌데, 회사 입장에선 어차피 다 정리해야 할 문제다. 심사 입장에선 회사가 감사의견 비적정 문제를 해결하고, 실질심사에 대해 논의를 할 수 있지 않겠나"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남제약이 공개 매각 추진을 선언, 상폐 위기를 타개할 묘수가 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경남제약은 전날 공시를 통해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회사를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최대주주를 변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법무법인 바른은 매각 주간사로 선정, 오는 22~24일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다음 달 10일 결정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경남제약은 이번 공개 매각을 통해 최대주주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 거래소는 지난해 12월 경남제약의 상폐를 결정하면서 "회사를 책임지고 경영할 우량 최대주주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지분율 20% 이상의 최대주주 확보를 주문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건강한 지배력 가진 이들이 오면 좋을 것이다. 회사를 잘 알고 회사와 주주를 위해 일할 사람들이"라며 "그런 점에서 공개 매각하겠다는 건 회사 측면에선 바람직한 방향이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경남제약 인수 유력 후보로는 바이오제네틱스와 넥스트BT가 거론된다. 바이오제네틱스는 현재 경남제약 지분 11.29%를 보유하고 있다. 넥스트BT는 경남제약 현 최대주주 마일스톤KN펀드의 12.48% 지분 취득을 추진했으나 마일스톤KN펀드의 최대출자자 듀크코리아의 반대로 현재 분쟁 중에 있다.
바이오제네틱스와 넥스트BT는 경남제약 인수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양측 모두 인수 의사 변함 없고, 경남제약과의 시너지를 고려했을 때 인수 후보로 자신들이 가장 적격이며, 인수 후에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바이오제네틱스 측은 "인수의향서 제출할 것"이라며 "바이오 신약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남제약 인수는 신약 개발 등 사업적 시너지가 크다. 유통망과 대규모 생산시설 확보로 일련의 사업모델도 확립할 수 있다"고 했다. 상폐 위기 타개에 힘쓰는 건 물론이다.
넥스트BT 관계자는 "인수의향서 다시 받는다는데, 낼 것"이라며 "절차대로 갈 거고, 그 절차 안에서 유증 등 최대주주 확보를 위한 일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폐 위기 등) 인수 했을 때 리스크는 분명히 있지만, 그런 리스크까지 고려한 것이다. 거래 재개되게 해야 할 것"이라며 "경남제약 정상화로 가는 데 있어 우리가 인수했을 때 그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듀크코리아 문제 등 지분 확보 계획과 관련해서는 "일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가 경남제약과의 시너지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경남제약은 이날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할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주선 경남제약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외부 투기자본이 회사 경영권을 장악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면서 "우량한 투자자로 최대주주를 변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