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제5호스팩 654.5대 1 기록.. 흥행 '대성공'
합병시 차익 실현, 합병 불발에도 원금+이자 회수 장점
[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증시 변동성 확대에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작년과 달리 일부 스팩들이 상장 후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청약 경쟁률도 6배 이상 훌쩍 뛰었다.
스팩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상장주간사가 신주를 발행해 공모자금을 모아 스팩으로 상장한 후, 3년 내 비상장 기업 또는 코넥스 기업을 합병해 코스닥 우회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통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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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스팩은 △신한제5호스팩 △DB금융스팩7호 △유진스팩4호 △엔에이치스팩14호 △한화에스비아이스팩 △하이제4호스팩 △케이비17호스팩 △유안타제4호스팩 등 8개로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상승률이 평균 16.3%에 달한다. 지난해 평균 7.9%에 비하면 2배 이상 상승폭이 확대된 것.
상장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한화에스비아이스팩이다. 지난달 상장한 한화에스비아이스팩은 연일 상한가를 이어가면서 한달 새 공모가 대비 400% 가까이 상승,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 유진스팩4호, 케이비17호스팩도 각각 50%, 6% 올라 거래중이다.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자 청약 경쟁률도 높아졌다. 이달 일반청약을 진행한 신한제5호스팩은 65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상장한 DB금융스팩7호는 269.8대 1, 유진스팩4호는 300.5대 1이었다. 지난해 불과 100대 1을 넘기기 어려웠던 것을 감안하면 흥행에 대성공한 셈이다.
증권가는 이같은 '스팩 열풍'에 대해 미중무역분쟁 장기화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인 스팩에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했다. 스팩은 공모시 모은 자본의 90% 이상을 은행이나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두고 이 예치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한다. 스팩합병 기업을 찾지 못해 청산할 경우에도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이자를 지급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합병 뒤 주가가 오르면 평가차익을 실현할 수 있고, 합병이 안되더라도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신규 상장 스팩은 전년 대비 50% 증가한 30개로 전망된다"며 "특히 2017~2018년 상장한 스팩들의 합병 기한이 다가와 합병상장이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닥시장 상장을 예정하고 있는 기업 측면에서 스팩합병은 수요예측에 유리하고 공모자금의 변동이 없어 긍정적"이라며 "스팩합병 시장이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cherishming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