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지난달 4월 발생한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완전히 복원될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 작업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며, 성당을 5년 안에 재건하겠다고 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 프로젝트 담당자인 앙투안-마리 프레오는 FT에 성당 내부에 있는 아치형 구조물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점들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프레오는 그러면서 재건 작업에 참여하는 작업자들이 화재로 인한 피해 상태를 전부 파악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성당의 외벽을 지탱하는 아치형 지지구조(flying buttress)가 강화되기 전까지 구조물에 비계(높은 곳에서 공사를 할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한 가설물)를 설치하는 것조차 너무 위험했기 때문이다.
담당자는 "고딕 양식의 건축물에는 중랑(中廊)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벽이 있다"면서 "이 벽들은 아치형 지지구조에 의해 지지되는 데, 내부 아치형 구조물이 충분히 견고하지 않다면 건물이 무너져 내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또 "(화재로) 지붕이 무너지면서, 남측으로 향하는 성당의 가장 높은 부분 역시 위태로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화재 발생 이후 사고 현장에 취재진의 진입이 허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노트르담 대성당은 지난 4월 15일 발생한 화재로 첨탑이 붕괴되고, 지붕이 무너져 내리는 등의 큰 피해를 입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향후 5년 안에 성당을 재건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프랑스 문화부 소속의 건축가 샤를로트 위베르는 "불행하게도 전문가들은 (재건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화재 발생 직후 프랑스 재벌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재건 기부금을 내놓겠다는 약속이 이어졌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 FT는 기부금 중 대부분이 모금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노트르담 대성당 재단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4만 2000명의 개인과 60개의 회사 등으로부터 3800만유로(약 498억888만원)가 모금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기존에 기업들과 개인이 약속한 총 기부금에는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한편 지난 26일 프랑스 검찰은 예비 조사 결과, 화재의 원인으로 볼 만한 "범죄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화재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이후 처참한 내부 모습. 전날 화재로 첨탑과 지붕이 모두 전소되며 잿더미로 무너져 내렸지만 성당 내부의 십자가와 제대, 피에타 상은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 2019.04.16. [사진= 로이터 뉴스핌] |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