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생활경제

속보

더보기

[김정호의 4차혁명 오딧세이] 계룡산에서 배우는 인공지능의 학습 원리

기사입력 : 2019년10월07일 08:00

최종수정 : 2019년10월07일 08:00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김정호 교수.

두 갈래 계룡산 등산로 

지난 주말,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의 임원 10여명과 카이스트(KAIST) 교수 10여명이 함께 1박2일로 충남 계룡산에 모여 토론을 겸한 친목 모임을 했다. 모두 바쁜 가운데도 어렵게 귀중한 자리를 같이했다.

앞으로 반도체 산업의 기술 발전 방향, 기술개발, 인력육성과 상호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특히 토론 속에서도 가을 풍경과 냄새가 눈과 코를 즐겁게 했다. 계룡산 정기를 받아 국내 반도체 산업의 계속된 성장을 기원해 본다.

계룡산 동쪽에는 동학사라는 절이 있고, 계룡산 서쪽 공주 방면에는 갑사라는 절이 있다. 그래서 주말에 가끔 산책 겸 등산도 하게 된다. 등산로 입구의 음식점에 들러 맛있는 식사를 해서 말(馬)도 아닌데 가을 살이 찌게 된다. 계룡산은 근처 대청댐과 함께 대전 연구단지의 커다란 자연환경 자산이다. 집에서 30분 이내에 이러한 국립공원이 있다는 사실은 큰 행운이다.

그런데 동학사에서 출발하는 계룡산 등산로에는 대표적인 두 가지 등산로가 있다. 먼저 하나는 동학사 입구 매표소 바로 우측으로 올라가는 등산로이다. 이 등산로를 잡으면 산등성이를 타고 쭉 정상으로 등산하게 된다. 처음에는 조금 가파르지만, 나중에는 완만하게 산꼭대기까지 능선을 타고 간다. 그래서 남매탑을 지나 최종적으로 계룡산 정상에 오르게 된다.

또 다른 등산로는 동학사 절을 지나 계곡을 따라 계속 올라가는 등산로이다. 쭉 계곡을 오르다 보면 물길 흐르는 개울 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낙엽을 밟는 발자국 소리를 듣게 된다.

개울에 가을 단풍 낙엽도 떠다닌다. 이렇게 계속 오르다 보면 은선 폭포를 지나게 된다. 이 등산로의 장점은 물길을 따라가기 때문에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능선 길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하지만 등산 막바지에 높은 각도의 오르막을 숨이 차게 한참 올라가야 한다. 정상에 오를 때 막판에 힘이 든다.

2019년 9월 말 계룡산 자락의 한옥 마당 앞에 핀 코스모스. [출처=KAIST]

인공지능 학습은 등고선 미분

이처럼 산속에서의 물길은 가파른 계곡을 따라 흐른다. 산의 등고선을 그린다면 산의 등고선이 빽빽한 부분에서 산의 경사가 크고, 그 경사 방향으로 물이 흐르고 계곡이 생긴다.

물이 중력의 힘에 따라 흐르고 중력은 높은 산의 경사를 좋아한다. 산의 등고선과 직각 방향으로 물의 힘이 가해지고, 그에 따라 물길이 생긴다.

그런데 인공지능도 계룡산 물길과 같이 등고선의 직각 방향의 계곡으로 빠르게 '학습(Learning)'해 간다. 인공지능도 경사가 급한 물길을 좋아한다.

인공지능의 핵심은 기존의 해석적 모델이 아니라 데이터를 이용해 학습하는 알고리즘인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이다. 이런 이유로 인공지능 학습에 빅데이터가 꼭 필요하다. 그 결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숙명적인 관계가 된다.

기계학습 중에서 특히 정답을 이용해 학습하는 방법을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인공지능 기계학습 개발 과정에서 데이터를 이용해서 학습해 나간다. 이 과정을 순방향 학습(Forward Propagation)이라고 한다.

그리고 다시 정답을 비교해 인공지능 신경망 속의 수백만 또는 수천만 변수(Weight)를 보정해 가는 과정을 역전파 학습(Backward Propagation)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역전파 학습 과정에서 최대한 빠른 시간에 학습을 마치고 변수(Weight)들을 확정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방법 중에 가장 많이 쓰이는 최적화 방법이 경사하강법(Gradient Descent)이다. 쉽게 표현한다면 정답과의 차이를 비용함수(Cost Function)라고 부르는데, 이 비용함수를 미분해서 기울기가 '0'이 되는 지점으로 변수를 조정해 가는 방법이다.

인공지능 기계학습에 사용되는 경사하강법(Gradient Descent) 설명 노트. [출처=KAIST]

등산으로 치면 계곡을 따라 하산하고, 등산로 입구까지 빨리 내려오는 방법이 경사하강법이다.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배우는 미분법이 여기에 사용이 된다. 그래서 인공지능 학습과정에서 행렬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수학이 '미분(Differentiation)'이다.

계룡산을 비롯한 산 주변의 지형의 굴곡은 등고선으로 표현할 수 있다. 수학적으로 보면 이 등고선의 직각 방향으로 가장 가파른 계곡을 만난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어느 지점에서 등고선과 직각 방향이 가장 가파르다. 그 방향으로 물이 흐르고, 인공지능도 그 방향으로 학습 최적화를 한다. 이런 등고선 함수를 미분하면 직각 방향으로 벡터가 만들어진다. 수학적으로 벡터 미분(Gradient)이라고 부른다.

결국 등고선 미분 방향으로 계속 가면 계곡을 만나고, 계곡 따라 물이 흐른다. 인공지능도 마찬가지로 비용함수의 등고선의 미분 벡터 방향을 따라 빠르게 학습해 간다. 물을 만나 계곡의 바닥을 만나면 학습을 멈춘다. 이처럼 계룡산 계곡의 물흐름과 인공지능 학습은 같은 원리를 따른다. 이는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고, 자연의 섭리일 수도 있고, 외계인의 암호 코드일 수도 있다.

인공지능의 최적화

등산으로는 계룡산도 좋고, 속리산도 좋고, 설악산도 좋다. 아울러 외국의 산 중에는 경험상 캐나다 로키산맥 속의 재스퍼 국립공원(Jasper National Park)이 가장 웅장하고 아름답다. 6월 말이면 빙하가 녹아내려 호수를 이루고, 계곡물이 세차게 흐른다.

그 빼어난 산맥이 수백 킬로미터에 걸쳐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빙하가 녹은 물에는 광물이 녹아 있어 햇빛을 받으면 에메랄드 색깔을 나타낸다. 공통적으로 계룡산, 설악산, 안데스 산맥의 마추픽추 계곡, 로키 산맥의 폭포수 모두 산 등고선의 미분 벡터 방향으로 물이 흐른다.

인공지능은 냉정하고 인간미가 없고, 오직 정확성과 효율성만 따진다. 그래서 인공지능에게는 인간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유일하게 위안으로 삼고자 하는 점은, 인공지능도 '산과 계곡의 모습'을 따른다는 점이다. 보통 산을 좋아하고 계곡을 좋아하면 인자한 사람이다.

캐나다 로키 산맥 재스퍼 국립공원(Jasper National Park) 속의 설산과 에메랄드 빛 호수 사진. [출처=KAIST]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joungho@kaist.ac.kr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감사원장 후보자에 김호철 변호사 지명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7일 감사원장 후보자로 김호철 변호사를 지명했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이 오늘 감사원장 후보로 김호철 변호사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김호철 감사원장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김 후보자는 국가경찰위원회 위원장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수호에 앞장서 온 대표적인 인권 변호사로 평가받고 있다고 이 수석은 설명했다. 이 수석은 "김 후보자가 경찰국 신설과 군 의문사 진상 규명 등 사회적 파장이 컸던 사안에서 공공성과 법적 원칙을 견지해 왔다"고 했다. 이 수석은 "김 후보자는 감사 운영의 정상화를 통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 그리고 국민 신뢰라는 헌법적 가치를 확고하게 복원할 적임자이자 전문가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parksj@newspim.com 2025-12-07 13:37
사진
내란 특검, 추경호·황교안 불구속 기소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이 7일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추경호 의원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핌DB] 박지영 특검보는 추 의원에 대해 "피고인은 여당 원내대표로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유지 의사를 조기에 꺾게 만들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었음에도, 비상계엄 유지를 위한 협조 요청을 받고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무장한 군인에 의해 국회가 짓밟히는 상황 목도하고도 아무런 조치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의원 권한이자 의무인 표결권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고, 본회의 개의를 알고도 의원총회 개최 의사도 없이 의총 소집 장소를 당사로 변경해 국회 진입 의사를 가진 국회의원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또 본회의장에 있던 국회의원에게는 밖으로 나오라는 메시지 전달했는데, 이는 윤 전 대통령이 군인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본회의장에 들어가 있던 국회의원을 끌어내려 하려는 행위와 같이 평가된다"고 부연했다. 박 특검보는 "국회의원이 국회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헌정 질서가 파괴되는 상황"이라며 "본인이 원내대표실에 있으면서 이런 파괴된 현장을 목도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윤 전 대통령은 지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 나와서 '추 의원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는가'라는 재판장 질문에 '걱정하지 말라. 길게 가지 않고 빨리 해결될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 이 말은 너희들이 국회 의결 해제하지 않고도 내가 끝낼 것이란 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 의원은 충분히 본인의 역할을 지시받았고 이와 관련해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추 의원은 '대통령님 이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빨리 해제해달라'는 말을 한 번도 한 적 없다. 본인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특검보는 "비상계엄이 선포될 즈음 당대표는 체포 대상이 될 정도로 사실상 의사 소통 창구가 전혀 아니었고, 여당과의 의사 소통 통로이자 서로 논의할 수 있던 사람은 추 의원이 유일했다"며 "(추 의원은)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이래선 안 된다는 의사표시는 하나도 없이 본인이 알고 있던 모든 것을 여당 의원에게 고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그는 "사실상 계엄이 국회의결로 해제되는 것은 아니다. 여당 원내대표마저 협조하지 않고 반기를 들었다면 계엄 해제가 빨라졌을 것"이라며 "계엄에 대한 문제 해결 방식이나 회복 시간 등이 상상 이상으로 빨라졌을 것이고, 국론 분열이나 사회적 혼란도 훨씬 더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지난해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의총 장소를 세 차례 변경하는 방법으로 자당 소속 의원들의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당시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단 18명만이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할 수 있었고, 국회 해제 요구 결의안은 결국 재석 190명 중 찬성 190명으로 통과됐다. 특검은 당시 추 의원이 국회 이동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그의 측근들과 통화한 사실을 바탕으로 그가 의도적으로 표결을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특검은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지난 3일 "혐의 및 법리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이를 기각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사진=뉴스핌DB] 한편 특검은 이날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불구속 기소했다. 황 전 총리는 비상계엄 당시 "나라를 망가뜨린 종북주사파 세력과 부정선거 세력을 이번에 척결해야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라. 대통령 조치를 정면으로 방해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체포하라" 등의 게시물을 올려 내란을 선동한 혐의 등을 받는다. hyun9@newspim.com 2025-12-07 17:26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