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29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개최되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글로벌 주요 인사들이 조심스레 다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비용을 아끼지 않고 개최하는 FII는 이른바 '사막의 다보스'라 불린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국부펀드 공공투자펀드(PIF) 회장 자격으로 주최하는 국제 행사다.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단체사진 촬영 도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게 귓속말을 하고 있다. 2019.06.28.[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지난해에는 사우디 반체제 언론이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배후로 사우디 왕실이 지목되면서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을 취소해 자칫 무산될 뻔했다.
지난해 FII가 개최되기 4주 전 터키 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카슈끄지가 잔인하게 살해됐고, 빈 살만 왕세자가 배후로 의심받으며 사우디는 사상 초유의 외교적 위기를 맞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에는 지난해 참석을 취소했던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 블랙록 CEO, 티잔 티암 크레딧스위스 CEO 등이 연사로 나선다.
미국 정부 인사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수석고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릭 페리 에너지 장관이 연설할 예정이다. 이 외 글로벌 정치 인사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데이비드 캐머론 전 영국 총리,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등도 참석한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처럼 화려한 행사를 사우디에 대한 투자 증대로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는 2017년 처음 개최된 FII에서 석유 의존 경제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한 경제 현대화 계획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모 은행의 고위급 관계자는 "사우디는 이러한 행사를 통해 문호 개방과 경제 발전에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벌써 세 번째 FII를 맞았는데도 민영화 등에서 진척이 보이지 않아 투자자들 사이 회의론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기업연구소의 중동 전문가인 캐런 영은 "글로벌 기업들이 사우디와 관계를 유지해야 할 이유가 많다"며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시작으로 민영화와 구조조정이 줄지어 예고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에 아람코 상장 주관사들은 사우디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CEO 및 고위급 임원이 참석하지만 그 외 금융기관들은 2인자들을 참석시킨다고 지적하며, 미국 월가에서는 여전히 사우디 투자를 꺼린다고 회의적인 관측을 내놓았다.
실제로 참석 불가를 통보한 인사들도 눈에 띈다. 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 우버는 지난 2016년 PIF로부터 33억달러의 투자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라 코스로샤히는 지난해 가장 먼저 참석을 취소했고 올해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등의 CEO들도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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