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증인 기억 한계있어…신속 기일 잡아달라"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에서 아직 신문하지 못한 증인만 200여명에 달해 향후 일정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 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20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들의 53차 공판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49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12.06 mironj19@newspim.com |
이날 당초 증인신문이 예정됐던 신광렬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본인의 피고인으로 재판받고 있어 준비가 필요하다며 불출석사유서를 내고 나오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서증조사를 진행한 뒤 향후 증인신문 일정에 대해 논의했다.
검찰은 "증인들은 대부분 검찰조사를 받았고, 조사 이후 1년이 지났다"며 "시간이 지나면 증인들의 기억도 한계가 있어 최대한 신속하게 신문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현재까지 40여명만 신문이 이루어졌고 아직 200여명이 남았다"며 "주요증인인 법원행정처 실장급의 신문을 마치면 내년 4월에서 5월쯤이 될 것이고, 이후 나머지 증인신문까지 마치면 2021년 상반기가 돼야 1심이 마무리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변호인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늦어도 내년 5월에서 6월쯤이면 1심을 마칠 수 있다"며 "절차 지연에 대해 저희도 신경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원인은 검찰 스스로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증인신문 시간이 예정보다 오래 걸리면서 한 기일에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하고 2번씩 출석하는 경우가 있어 절차가 지연되는 것이라는 취지로 보인다.
이에 검찰은 "주신문에서 이 사건만큼 많은 이의제기가 들어오는 경우가 없다"며 "신문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것에 대해 검찰에만 원인이 있다는 주장은 납득이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 재판부에는 "증인 소환절차가 너무 촉박하게 이루어져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경우 증인신문 기일만 9일 동안 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는데 충분히 시간을 두고 기일을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은 지난 5월 첫 공판 이후 주 2회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7월부터 본격적으로 법원행정처 심의관,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했던 전·현직 법관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시작됐지만 아직 주요 증인에 대한 신문은 이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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