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석탄 수출항, 2년 만에 대북제재 이전 수준 회복
VOA "北 송림항, 석탄 높이 쌓여 있고 트럭도 활발"
"남포항서 새로운 대형 유류탱크 완공, 추가 공사 진행"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중국 정부가 북한 석탄의 수입을 금지한 지난 2017년과 달리 북한의 주요 석탄 항구들이 사실상 대북제재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석탄 항구들의 운영이 활발해졌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북한이 공해상의 불법환적 등을 통해 여전히 석탄 및 석유를 거래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의회가 운영하는 대북 전문매체인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9일 맥사테크놀로지가 촬영해 '구글어스'에 공개한 송림항의 사진을 제시하면서 북한 내 주요 석탄항들이 대북제제 이전 수준으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송림항은 북한 내에서도 석탄 취급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항구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에 따르면 송림항에는 가로 80m, 세로 90m 넓이의 공간에 석탄이 높이 쌓여 있다. 또 아치형 지붕 7개가 뒤덮고 있는 창고 건물에서는 지붕 바깥으로 나와있는 석탄 더미도 목격됐다. 특히 선박이 정박해있는 항구 쪽에 석탄을 쌓는 작업을 하는 용도의 덤프트럭 두 대가 있는 등 항구가 매우 일사분란하게 운영되고 있다.
북한 선박의 불법 환적이 의심되는 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일본 방위성] |
이는 유엔 안보리의 북한산 석탄에 대한 수출 상한선 규정에 맞춰 중국 정부가 북한 석탄의 전면 수입 금지를 발효한 2017년 4월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당시 위성사진을 보면 송림항은 선박 3척이 덮개를 닫은 채 정박해 있고, 적재함이 비어있는 트럭들이 운행을 하지 않는 듯 한쪽 구석에 모여 있다. 항구 곳곳을 메우고 있던 석탄 더미도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선박 옆에 수북이 쌓여있던 석탄들도 사라져 회색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로 수년간 한산했던 송림항이 최근 들어 사실상 제재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새로운 타개책을 찾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VOA는 송림항에서 북쪽으로 15km 떨어진 대안항과 서쪽으로 19km 지점에 위치한 남포항도 상황이 비슷하다고 전했다. 현재 남포항에는 대형선박 2척이 정박해 있다. 이 가운데 175m에 달하는 대형선박의 적재함에는 석탄이 가득 실려있다고 보도했다.
맥사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송림항과 대안항, 남포항에서 목격한 트럭은 하루 평균 50여대에 달했다. 항구에서 석탄을 적재하고 있는 중대형 선박도 9척이나 된다.
위성사진에서는 유류와 관련해서도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관측됐다. 남포항의 유류저장시설이 모여있는 지역 북쪽으로 새로운 대형 유류탱크 1개가 완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현재도 새로운 대형 탱크 2개가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97호에서 북한에 반입될 수 있는 정제유의 양을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했다.
대북 제재가 유지되고 있음에도 이같은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불법환적 등의 방법으로 석탄 및 유류 무역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매체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을 인용해 "북한이 불법환적 등의 방식으로 여전히 석탄을 거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