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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 '魔의 5월'] ① 반도체로 버텼는데...동시다발 악재에 '안갯속'

기사입력 : 2020년05월21일 06:02

최종수정 : 2020년05월22일 09:45

삼성·LG·SK 등 전자기업들, 코로나19 영향 본격화
미국 vs 중국 전면전 양상으로...'최악의 2분기' 될까

[편집자주]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전자기업들의 올해 2분기 실적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본격화되는데다 2분기 농사의 중대 기로인 5월 들어서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마저 증폭되고 있어서다. 극복하기 어려운 장벽에 가로막혔다는 의미의 '마(魔)의 5월'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서울=뉴스핌] 이강혁 기자 = 코로나19가 휘몰아친 올해 1분기 국내 전자기업들의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다. 완제품에선 생활가전이, 부품에선 반도체가 선전하며 코로나 직격탄을 막아냈다.

이제 2분기 성적표에 시장의 관심은 쏠린다. 전망은 상당히 불투명하다. 오히려 '최악의 2분기'를 예상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각 전자기업들도 2분기 전망치를 명확하게 내놓지 못했다.

2분기 성적의 분수령인 5월은 특히 암울하다. 코로나 여파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붕괴가 본격화되고 있는데다 코로나가 다시 불을 지핀 미국과 중국의 세계경제 패권전쟁은 심상치 않다.

업계에서는 가전과 반도체로 버틴 1분기와는 달리 2분기 실적둔화가 현실화될 것이라며 우려하는 중이다.

◆'퍼펙트 스톰' 현실화 예고...2분기 '가장 힘든 시기'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등 전자기업들은 지난달 1분기 실적발표 직후 2분기 전망치를 내놓지 못했다. 통상 해당 분기 실적과 함께 다음 분기 전망치를 발표하는데 이번에는 '차질', '위축', '우려' 등의 부정적인 단어들만 나열한 채 명확한 가이던스 제시는 없었다.

전자기업들의 이같은 어두운 전망은 코로나 여파가 2분기 본격화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다만 '본격화'란 의미가 사업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각 기업들의 설명이다.

실제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 팬데믹은 글로벌 생산시설이나 공급망, 판매망 등의 정상화를 늦추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주요시장은 수요마저 크게 위축되면서 경영상 불확실성을 여전히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1분기 실적컨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는 코로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전사 실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전례없는 상황을 겪고 있어 그 경제적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이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했다.

LG전자도 2분기를 '가장 힘든 시기'로 꼽았다. 실물경기 악화로 수요뿐 아니라 공급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퍼펙트 스톰'을 맞닥뜨릴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초대형 위기라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1분기 실적을 견인한 가전(H&A부문)의 2분기 매출 하락을 예상했고 심할 경우 3분기와 4분기까지 어려움이 지속될 수 있다고 봤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3일 1분기 실적컨퍼런스콜에서 코로나 영향으로 수요 위축과 스마트폰 판매 둔화를 우려한 바 있다.

다만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부품 전체적으로는 1분기와 비교해 크게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비대면 업무환경 등 서버용 반도체 실수요는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전자업계가 반도체로 버틴다'는 말에 힘이 실렸던 대목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는 또 불거졌다. 이달 들어 미국과 중국간 경제패권 전쟁이 다시 불붙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핵심기업인 화웨이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를 강화한데 이어 중국이 애플과 퀄컴 등 미국 기업을 겨냥해 보복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경고를 하며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美-中 갈등 고조로 반도체마저 녹록지 않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19일까지 코로나를 뚫고 글로벌 기업인 처음으로 중국 출장길에 오른 것도 이런 변수를 반영한 급박한 경영행보로 해석된다. 코로나 영향이 짙어지는 가운데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구도에 더해 미중 갈등까지 엎친데 덮치면서 시안반도체사업장 점검은 미룰 수 없는 현안이었던 것이다.

시장에서는 미중 갈등으로 한국 반도체의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시각이 나오지만 사실 각 사업과 제품, 거래선이 얽히고 설킨 글로벌 경영상황에서 이익실현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일련의 상황은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게 녹록지만은 않다.

단적으로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파운드리사업의 고민은 어느때보다 깊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으로 세계1위 반도체수탁생산(파운드리)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120억달러(약 15조원)를 투자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해서다.

삼성전자는 이 분야에서 세계 2위이지만 TSMC와는 시장점유율 40% 가까운 격차가 벌어져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 2030년까지 무려 133조원에 달하는 메머드급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와 맞닿아 있다. TSMC와의 격차를 좁히고 이 회사의 미국과 중국 거래선을 최대한 뺏앗아야 경쟁의 승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TSMC가 미국에 공장을 짓겠다고 나선 것은 삼성전자에겐 커다란 압박일 수밖에 없다. 기존의 투자계획을 수정해 미국에 전격적으로 파운드리공장을 짓기도, D램과 낸드플래시의 주요 거래선인 미국과 중국 모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에 처한 셈이다.

한 전자기업 관계자는 "2분기는 한해의 농사 척도가 되는 중요한 분기이고 특히 5월은 2분기의 바로미터"라면서 "2분기는 전년수준의 방어만해도 대단한 호실적으로 기록될만큼 여러 악재들이 겹쳐 위기감은 극에 달해 있다"고 했다. 

ikh665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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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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