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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백학순 "김여정, '트럼프 맞춤형' 담화로 美 대북적대정책 철회 압박"

기사입력 : 2020년07월11일 08:31

최종수정 : 2020년07월11일 11:07

정창현 "문재인 정부에는 무관심…트럼프 재선 기대"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10일 담화를 통해 한국과 미국에서 거론되고 있는 오는 11월 미 대선 전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례적으로 개인의 생각임을 강조하는 형식의 김여정 담화 의미는 무엇이며 이를 통해 북한이 노리는 것은 어떤 것일까?

백학순 세종연구소장은 이날 뉴스핌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김여정 담화의 핵심은 3가지로 요약된다"며 "첫째는 친남매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의 역할분담을 통한 북한 지도부의 융통성 확보, 둘째는 본인이 북한의 실질적인 2인자이면서도 오빠에 대한 깍듯한 의전을 통해 김 위원장이 최고권력자임을 강조한 것, 셋째는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면서도 트럼프에 대해서는 호감을 표시하는 '트럼프 맞춤형' 담화라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시,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방명록을 작성하려고 하자 김여정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이 다가와 펜을 건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백학순 "北지도부의 새 융통성 매카니즘·김정은의 절대권력 예우·트럼프 맞춤형 담화"

백 소장은 "김 부부장의 담화를 보면 그동안 북한 역사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메카니즘이 등장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대남과 대미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이 직접 강공으로 나서면서 미국과 한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촉구하면서도 최종 결정권은 오빠인 김정은 위원장에게 있다는 점을 보여줘 북한 지도부가 운신할 수 있는 여지와 융통성을 넓혔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김여정처럼 김정은의 뜻을 대변해 이런 담화를 발표할 수 있는 사람은 지금까지 없었다. 이는 두 사람이 친남매로서 굳건한 신뢰를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과거 장성택(김정은 고모부)도 이런 위상은 갖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둘째, 김여정이 2018년 남북정상회담과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항상 자신을 낮추고 김정은 위원장을 극진하게 모시는 자세에서 드러나듯 친남매이지만 최고지도자에 대한 극상의 예우를 통해 김정은이 언제든 결정을 뒤집을 수 있는 절대권력을 가진 최고권력자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를 통해 국내외적으로 교육적인 효과도 기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여정 담화의 세 번째 특징은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여전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 때문에 호감을 갖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드러냈다는 점"이라며 "즉 트럼프 맞춤형 담화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여정이 담화 마지막 문장에서 트럼프에게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김정은의 인사를 인용한 것은 트럼프가 재선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만일 재선되면 그때 북한에 대한 적대시정책을 철회하고 새로운 북미관계를 만들기를 기대하는 의미로 읽힌다"며 "만약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핵무기를 탑재한 북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미국 본토 위협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는 그때 가서 또 새로운 협상판을 벌이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미국 선거판에서 트럼프를 지지해 손해볼 것은 없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해석했다.

백 소장은 끝으로 "김여정 담화 마지막에 나오는 미국 독립기념절 DVD를 꼭 얻으려한다는 문장에서는 미국이 만약 북한이 요구하는 대북적대시정책 완화 내지 폐기 방향으로 새로운 협상카드를 가지고 온다면 DVD를 매개로 한 북미접촉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으로서는 미국이 선거기간에 특별히 새로운 대북정책을 내어놓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트럼프는 자신의 재선을 위해서는 말 그대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성격의 인물이기 때문에 만일 그가 어떤 특별한 제안을 갖고 오는 기회까지 차단할 필요는 없다고 봤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창현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 포기 촉구하며 트럼프 재선 기원"

정창현 평화경제연구소장(민족통일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김여정 담화에는 한국과 문재인 정부가 등장하지 않는데 이는 남한과는 더 이상 대화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정 소장은 "반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의 대북적대시정책을 유지한다면 북미협상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미국이 이를 폐기하는 새로운 제안과 카드를 가져온다면 북미회담을 생각해보겠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소장의 발언은 김 제1부부장이 담화에서 "미국은 우리의 핵을 빼앗는데 머리를 굴리지 말고 우리의 핵이 자기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만드는 데로 머리를 굴려보는것이 더 쉽고 유익할 것"이라며 "나는 '비핵화조치 대 제재해제'라는 지난 기간 조미협상의 기본주제가 이제는 '적대시철회 대 조미협상재개'의 틀로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대목을 언급한 것이다.

정 소장은 또 김 제1부부장이 "가능하다면 앞으로 독립절기념행사를 수록한 DVD를 개인적으로 꼭 얻으려 한다는데 대하여 위원장동지로부터 허락을 받았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이 말은 어찌보면 미국이 새로운 협상카드를 가져올 경우 북미접촉에 본인이 나설 수도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이번 담화에서 보면 '위원장동지는 트럼프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의 인사를 전하라고 하시였다'는 마지막 문장이 눈에 띈다"며 "이는 결국 오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잘 되길 기원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여정, 3차 북미정상회담 부정하면서도 트럼프·김정은 좋은 관계 강조

앞서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조미(북미)수뇌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북미정상회담은) 미국 측에나 필요한 것이지 우리에게는 전혀 비실리적이며 무익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리의 시간이나 떼우게 될 뿐이고 그나마 유지돼 오던 수뇌들 사이의 특별한 관계까지 훼손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쓰레기 같은 볼턴(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예언한 것을, 절대로 그렇게 해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발언은 존 볼턴 전 보좌관이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미국 대선 전 10월에 깜짝 이벤트(October Surprise)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아울러 "북한에 비핵화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하여 타방(상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우리 위원장 동지의 개인적 감정은 의심할 바 없이 굳건하고 훌륭하다"면서도 "우리 정부는 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여하에 따라 대미 전술과 우리의 핵 계획을 조정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 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의 인사를 전하라고 하시였다"고 전했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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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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