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미국 국채 수익률이 대선 결과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원 모두를 장악할 가능성이 낮아지고 경기 부양책 규모가 이전에 기대했던 것 보다 작아질 것이란 관측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휩쓰는 블루 웨이브와 대규모 부양비 지출을 가격에 반영하며 지난 6월 이후 최고치로 올랐던 국채 수익률은 이날 급락했다. 특히 장기물은 10bp 이상 하락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벤치마크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2.5bp(1bp=0.01%포인트) 하락한 0.773%에 거래됐다.
정책 금리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2.4bp 내린 0.145%에, 30년물은 13.8bp 하락한 1.548%를 나타냈다.
5년물은 7.3bp 내린 0.324%, 6개월물은 1bp 미만 내린 0.105%를 기록했다.
뉴욕 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타델증권의 마이클 드 패스 미 국채 트레이딩 글로벌 대표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어제까지만 해도 시장은 민주당 압승을 70~75%의 확률로 가격을 책정하고 있었는데, 예상이 빗나가면서 장기물 위주로 상당한 매도 압력이 있었다"라며 "트럼프가 플로리다에서 이겼고 압승이 아닌 약간의 접전이 될 것이라는 것이 드러나면서 분위기는 매우 빠르게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10년 만기 수익률은 대선 직전 0.9%에 가깝게 급등하면서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를 반영했었다. 그러나 개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대다수의 경합주에서 우세를 보이면서 최종 승자가 불확실한 상황에 놓이자 국채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게되면 경기 부양안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제프리스의 톰 시몬스 머니마켓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에 수조달러를 쏟아부어 발생할 인플레이션 위험은 없다"며 "지난 3월 제정된 경기부양 패키지법(CARES Act)으로 자금을 지원받으려고 하는 공급물량 외에 그 모든 자금을 조달해야 할 위험성이 없다"고 전했다.
시장은 또한 위스콘신에서의 재검토와 미시간과 펜실베니아에서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선 캠페인과 장기 법정 공방 가능성도 주의깊게 보고있다.
BMO캐피탈마켓의 벤 제프리 전략가는 "그럴 경우 국채 수익률 급락과 커브 플래트닝을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미 재무부는 이날 오전 다음주 3년물 540억달러, 10년물 410억달러, 30년물 270억달러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에는 1조달러의 추가 지출을 전제로 4분기에 6170억달러를 차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차이를 나타내는 스프레드는 전날 77bp에서 62.30bp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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