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지배구조 낙후…재벌 3·4세 경영권 승계는 위험"
"사익편취 막기 위한 규제 미비…전문경영인체제 대비해야"
[세종=뉴스핌] 민경하 기자 =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 문제와 재벌개혁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상생적 기업생태계와 재벌개혁의 방향'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최근 '공정경제 3법' 제·개정안 입법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이 우리나라 기업지배구조 문제를 논의하고 상생적 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개선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컨퍼런스는 '한국 기업지배구조 개선과제'와 '해외 재벌개혁 사례' 등 두 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최정표 KDI 원장이 24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상생적 기업생태계와 재벌개혁의 방향'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개발연구원] 2020.11.24 204mkh@newspim.com |
먼저 김우찬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기업지배구조 개혁 첫 걸음은 경영자가 사익추구보다 회사와 전체 주주 이익에 충성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영 능력이 입증되지 않은 재벌 3·4세로의 경영권 승계는 향후 기업지배구조의 가장 큰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우리나라 기업지배구조는 12개 아시아 국가 중 9위에 불과할 정도로 낙후돼 있다"며 "공정경제 3법은 기업지배구조 개혁 과제 중 최소한의 필요조치"라고 강조했다.
김진방 인하대 교수는 미국 또한 과거 총수일가 등 소수 지배 대기업이 적지 않았으나 제도를 통해 억제한 사실을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계열사 출자가 용이해 소유와 지배의 괴리가 확대되고 사익편취와 지배의 대물림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임채성 일본 릿쿄대학교 교수는 일본이 지난 19세기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기업의 성장, 노사안정화를 이룬 사실을 언급했다. 이어 "우리나라 기업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대비해 내부승진제도 등 사내 문화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자리에서 최정표 KDI 원장은 "상위 10개 기업 시가총액 합계가 전체의 46%에 달하는 등 기업생태계가 대기업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며 "경제력 집중은 기업생태계 역동성을 저하시키며 생산 노력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속가능한 기업과 경제 생태계를 위해서는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일감 나누기가 절실하다"며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기업 소유·지배구조와 거래행태가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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