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규상장 6곳, 청약경쟁률 1000:1 넘었지만 상장직후 약세
더 커진 변동성에 시초가 대비 20~30%씩 '급락 속출'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올해 강력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기세 좋게 코스닥에 입성한 신규 상장사들이 최근 약세 전환되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장기보유보다는 우선 차익실현하고 보자는 심리가 시장에 확산되면서다. 특히 새로 도입된 균등배분 청약 방식이 청약경쟁을 과열시키면서 신규 상장주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2021년 신규 상장주 2021.02.03 lovus23@newspim.com |
통상 IPO 비수기인 연초부터 코스닥 시장에 8개 기업이 들어왔다. 1월21일 엔비티를 시작으로 모비릭스, 씨앤투스성진, 핑거, 선진뷰티사이언스, 솔루엠, 레인보우로보틱스, 와이더플래닛 등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중 6곳은 무려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엔비티의 경우 4397.7대 1의 경쟁률로 작년 8월 이루다 상장(3039.56:1) 이후 코스닥 역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씨앤투스성진을 제외한 이들 7개 종목은 상장직후 공모가 대비 2배의 시초가를 형성하며 시장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증권가에선 '보기 힘든 IPO 시장의 강세'라면서 풍부한 유동성과 작년부터 IPO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이 이어진 결과로 분석했다.
그러나 상장 이후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 이들 주가는 시초가를 하회하며 부진한 흐름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입성한 솔루엠은 공모가 대비 2배의 시초가를 형성했으나 당일 14.26% 내린 2만9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3일에는 2.4% 추가 하락하며 시초가 대비 20% 가량 떨어졌다.
씨앤투스성진은 상장 당일 9.46% 빠진 3일엔 시초가 대비 낙폭이 28.39%까지 벌어졌다. 핑거는 상장 당일 9.06% 내린 뒤 3일 시초가에 비해 21.56%까지 추가 하락했다. 사상 최고 청약경쟁률을 보인 엔비티는 상장일 3.94% 내렸다가 3일 시초가 대비 32.63%까지 빠졌다.
한편,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배로 형성된 후 상한가로 마감)에 성공한 기업은 모바일 게임개발업체인 모비릭스와 화장품 원료 생산업체인 선진뷰티사이언스 두 곳 뿐이다. 이마저도 이후 매도세가 이어지며 3일 두 종목 모두 첫날 종가 대비 20%대 낙폭을 보였다.
최근 주가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새내기주에 대한 투심이 보다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게임스탑에서 비롯된 공매도 이슈가 국내 증시를 덮친 가운데 중소형주로 구성된 코스닥 주가의 경우 연일 2~3%의 등락폭을 보인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최근 단기간 크게 오른 다음 조정을 받으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차익실현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며 "성장성이 비교적 낮다고 평가되는 산업에선 상장 직후 매도를 통해 일단 이익을 실현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균등배정 청약방식 도입이 차익실현 물량을 더 확대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청약물량 중 50%에 최소의 증거금을 넣은 청약통장에 동등하게 배정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씨앤투스성진, 핑거, 솔루엠,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이 방식을 적용했다. 나 연구원은 "억 단위 증거금을 넣은 투자자나 몇 십만원 증거금 넣은 소액 투자자나 지금은 어느정도 균등하게 배정받는 상황이 됐다"면서 "다만 많은 자산을 투자한 사람보다는 소액투자자일수록 이익실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경향이 높다"고 분석했다. 결국 상장직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시중유동성을 기반으로 아직까진 IPO시장의 분위기가 쉽사리 꺼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예상 공모기업 수는 12~14개기업으로 19년만에 최고치를 보이고 있으며 예상 공모금액과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을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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