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미군이 대만 땅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중국으로부터 오는 위협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지만, 가능하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만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만 건국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차이잉원 총통. 2021.10.10 [사진=로이터 뉴스핌] |
27일(현지시간) 보도된 CNN방송 인터뷰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대만이 전 세계에 민주주의적 가치 신뢰를 지탱할 등불(beacon)과 같다며 세계는 대만을 방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곳 대만 섬에는 우리만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매일 노력하는 23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며 "우리 국민이 그들이 마땅히 누릴 자격이 있는 자유를 얻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우리가 실패한다면, 이러한 가치를 믿는 세계인들은 '민주주의에 투쟁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의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이 총통은 중국으로부터 위협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중국은 이달 첫째 주에만 150기의 전투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보냈다.
그동안 중국은 자국 영토로 주장하는 대만과 '평화적인 재통합'을 바란다고 했지만 최근 들어 그 기조가 달라졌다. 전날 중국 국무원 타이완사무판공실은 재통합을 위해서라면 중국이 무력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차이 총통은 "대만인들이 압박에 굴복할 것이란 망상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권위주의 정권이 팽창주의적 성향을 보일 때, 민주주의 국가들이 함께 모여 그들과 맞서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대만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가'란 질문에 "신뢰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그는 미 특수부대와 해군 병력이 대만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는 지난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 내용을 확인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병력 규모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만큼 많지 않다"며 "우리는 방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폭넓은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 CNN도 미 특수부대가 대만 군인들을 훈련하는 영상이 미군 홈페이지에 게시됐다가 삭제된 일을 보도한 바 있다. 이에 같은해 11월 대만은 미군의 군사훈련 보도를 부인한 바 있다.
이번 차이 총통의 인터뷰가 최초의 미군 주둔 훈련 인정이라고 CNN은 부연했다.
차이 총통은 비록 중국과 정치체계는 다르지만 여전히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면서, 시 주석이 원한다면 함께 마주앉아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그는 "나는 시 주석이 우리 정부, 국민과 더 많은 대화를 통해 우리를 이해하길 바란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중국의 상황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며 "양안 관계에서 오해와 오산, 오판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수단은 대화다. 우리는 중국과 대화하고 싶다고 거듭 입장을 밝혀왔다"고 했다.
차이 총통은 남은 임기는 오는 2024년 1월까지 2년 반 남짓 남았다. 그는 대만을 세계와 연결시키고,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길 원한다.
끝으로 그는 '어떤 지도자로 국민들 기억에 남길 바라나'는 질문에 "이 지역을 보호하고, 더 안전하며 회복력이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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