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그거 다 마기꾼이야. 벗기 전까진 믿지마." 코로나와 함께 보낸지 3년이 넘어서면서 각종 신조어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M‧Z세대에서 마기꾼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마기꾼'은 마스크와 사기꾼의 합성어로 마스크를 썼을 때는 미남미녀로 보이지만 마스크를 벗으면 전혀 다른 사람이 내 눈앞에 있다는 뜻이다.
이런 경우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분양한 단지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LH가 전국에서 분양하거나 혹은 청약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청약자들은 수백대 1에 달하는 청약 경쟁률을 뚫고 내 집 마련에 성공했지만, 성공의 기쁨도 잠시뿐이란 볼멘소리를 하곤 한다. 그건 분양가 대비 아파트의 '퀄리티'떄문이다.
LH는 대형건설사가 사용하는 건축자재와 최신 건설공법이 적용된 신축 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4번의 정권이 바뀜에도 어떤 자재와 어떤 공법을 사용해 건설원가에 반영됐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은 시에서 분양한 단지들의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있다. 특히 강남에 분양한 원가는 시장에 '충격'이었다. SH가 지난 2013~2014년 분양한 세곡2지구 아파트 4개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원가는 1120만원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분양가격이 3.3㎡당 1404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80% 수준이다.
시장과 정치권에서 분양원가 공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LH는 "공개시 분양가 적정성 논란, 가격인하 요구, 지구별 형평성 시비 등 사회적 갈등 유발 등 부작용을 감안해 사회적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분양원가를 비공개하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LH가 내놓은 해명은 사기업에서 나올법한 이야기다. 하지만 LH는 엄연한 '공기업'이다. LH는 본연의 역할인 주거 복지 공기업으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혁신방안을 달성하려는 노력뿐만 아니라 분양원가 관련 정보 공개를 통해 공공건설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건설원가 공개는 투명한 공공건설의 시작점으로 부동산 가격 안정화와 주거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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