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일부터 10월 8일까지
한편의 시 쓰듯 섬세하게 포착한 사진에 담은 위로의 메시지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조선 궁궐의 꽃과 과일을 관리하던 관청, '장원서'가 있던 자리에 위치한 갤러리 '단정의공간'이 지닌 스토리텔링 요소를 반영한 특별 초대전으로 가을을 맞이한다.
'단정의공간'은 국립중앙박물관 야외 정원을 주요 무대로 꽃, 나무, 자연의 변화 등 꾸준히 사계절 풍광을 사진에 담아낸 이현주 작가의 사진전 <꽃 한 송이로 우리 영혼 풍요롭게>를 9월 22일부터 10월 8일까지 전시한다.
인생의 많은 시간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낸 작가에게 사계절 피고 지는 꽃은 늘 변함없는 가치, 일상을 행복하고 그윽하게 가꿔주는 존재였다. 이른 새벽 이슬을 머금은 붓꽃과 소박한 미소로 인사하는 함박꽃 향도 색도 우아한 모란이 개화한 황홀한 순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마치 한편의 시(詩)를 쓰듯 섬세하게 포착된 사진 속에는 이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는 생명을 더없이 소중하게 여기는 작가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이현주, 수련 난 괜찮아 2022.09.20 digibobos@newspim.com |
'팬데믹'라는 어둠의 터널을 지나 비로소 알게 된 오늘의 빛, 기쁨을 알기에 작가는 꽃 한 송이의 가치와 작은 몸짓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를 더욱 귀 기울인다. 꽃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 직접 마주한 풍경 속을 자유롭게 누빈다.
작품 속 꽃들은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지만 주위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품은 채 주목할 만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 모습을 바라본 작가는 올 가을, 섬세한 꽃잎의 곡선처럼 부드럽게 비바람에 흔들릴지언정 부러지지 않는 강인함을 담아 작은 위로와 위안의 메시지를 보낸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이현주, 병아리꽃나무 2022.09.20 digibobos@newspim.com |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이현주, 코스모스 2022.09.20 digibobos@newspim.com |
꽃 한 송이가 주인공인 작품은 책상 위에 두고 감상할 수 있는 작은 크기부터 강물처럼 고요한 사색의 세계로 안내할 대형 작품에 이르기까지 30여 점의 꽃 사진이 전시 공간에 수줍게 피어 있다.
예술 작품으로 거듭난 꽃 한 송이, 이에 대한 감성적인 표현, 그리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바라 본 사진 작품을 통해 자연이 지닌 경이로운 에너지를 다시금 느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재직 중인 이현주 작가는 그 동안 4차례의 개인 사진전을 가진 바 있고, 포토에세이집 <빛, 내리다>(2018.7)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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