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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모기지론' 한시적 판매 중지...1, 2위 저축銀 '대출 축소'

기사입력 : 2022년10월26일 14:13

최종수정 : 2022년10월26일 14:51

"시장 상황상 리스크 큰 상품…금리·담보 조정 계획"
업계 1위 SBI저축銀, 주담대 심사 깐깐하며 대출 줄여
금리인상, 채권시장 위축에 대출 리스크 높아져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 저축은행 업계 1~2위인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의 판매 조건을 바꾸거나 심사를 깐깐하게 하는 방법으로 대출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최근 강원도 춘천시 레고랜드에서 발생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로 부동산 PF 시장의 부실 우려가 커지자 부동산 경기 민감도가 높은 저축은행 업권이 바짝 긴장하며 위험관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부동산 PF 위기가 터질때마다 경영난에 빠졌던 경험이 있어, 적극적인 위험관리에 나선 것이다. 

◆ 시중은행 금리인상에 저축은행 사업성 못 버텨

2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자산 12조원으로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OK저축은행은 전날 사내 메신저로 '모기지OK론' 상품의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전달된 사내 메신저에는 '상품군 리뉴얼을 위해 '모기지OK론'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는 내용이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OK저축은행 CI [CI=OK저축은행]

'모기지OK론'은 OK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으로, 연 5.38~13.73%의 대출금리를 내걸어 팔고 있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622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20억원 줄었다. 저축은행 특성상 대출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아 지난해 8월 이후 이어져 온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시중은행의 주담대 상품과의 경쟁에서 뒤쳐진 탓이다. 여기에 최근 레고랜드 디폴트 사태까지 겹치면서 상품의 리스크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주담대 상품은 시중은행보다 사업성이 떨어지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조건으로 판매를 이어가면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판단했다"며 "금리와 담보 등을 조정해 다시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산 13조원으로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SBI저축은행은 아직 주택담보대출을 판매하고 있지만, 대출심사가 과거보다 더 깐깐해졌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주택시장 침체와 금리인상 신호가 계속 들어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심사 기준이 더 높아졌다"며 "대부분의 금융사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SBI저축은행 CI [CI=SBI저축은행]

◆ 부동산PF 위기 때마다 저축은행 절반 사라진 경험

대형 저축은행들의 대출 문턱을 높이는 이유는 최근 강원도 춘천시의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로 부동산 PF 시장의 부실 우려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레고랜드 사태는 지난달 28일 강원도 춘천시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발행된 2050억원 규모의 부동산 PF ABCP의 지급 보증이 철회되면서 시작됐다. 해당 ABCP는 강원도의 보증으로 높은 신용등급을 받은 탓에 사태 발생 이후 우량 채권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채권시장이 경색되고, 부동산 PF 시장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부동산 PF에서 촉발된 부실 사태는 금융권 전체로 퍼질 수 있고, 여신 중 담보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은 부동산 경기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상위 5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페퍼·웰컴)의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2조80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6% 급증했다. OK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3.65%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날 발표한 '2023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부동산 PF발 부실 가능성으로 내년 금융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며 "은행권은 소폭 둔화에 그치겠으나 비은행권은 더 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저축은행은 여신 대부분이 담보 대출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크고 부동산 경기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chesed7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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