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와 와인 픽업 서비스...와인 판매 강화 눈길
지난해 박상배 전 대표 물러나고 감종철 대표 취임
펫사업도 본격 확장...성장성 정체 극복 숙제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감종철 대표가 이끄는 커피빈코리아가 펫푸드, 와인 등 커피 외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수년째 성장정체를 겪은 후 코로나19 타격으로 2년 연속 적자를 내자 신사업에서 생존활로를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커피빈코리아는 이달 마켓컬리와 와인 셀프 픽업 서비스를 시작한다. 마켓컬리에서 주문한 와인을 커피빈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와인 픽업이 가능한 커피빈 매장은 수도권 총 88개 매장으로 향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커피빈이 마켓컬리와의 픽업 서비스를 시작으로 자체 와인 판매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커피에서 나아가 와인을 매장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커피빈 매장에 반려동물 식품과 관련 MD상품이 진열돼있다. 2022.12.15 romeok@newspim.com |
커피빈은 앞서 2019년 일부 매장에서 유기농 소주 '이도'를 판매했으며 이듬해인 2020년에는 칵테일 '깔루아 에스프레소 마티니 캔'을 선보이는 등 주류 판매에 나선 바 있다. 최근에도 일부 매장에서 프리울리 DOC, 토르티 보나르다 등 와인 제품을 판매 중이다. 관련해 커피빈 직영매장 중 50여곳가량이 주류 판매가 가능한 매장으로 등록된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커피빈은 최근 반려동물 관련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커피빈은 지난해 7월 지난 서울 송파구 위례2차 아이파크점 오픈을 시작으로 '펫 프렌들리' 매장을 잇따라 늘렸다. 펫 프렌들리 매장은 반려동물과 동반 출입이 가능한 곳으로 매장 내에서 애견 전용 방석과 식기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커피빈의 펫 프랜들리 매장은 총 14곳이다. 그 외 일반 매장에서도 반려동물용 간식인 펫밀크, 덴탈바 등을 비롯해 펫전용 쿨매트 등 MD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유망하게 평가되는 펫 관련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커피빈의 이같은 새로운 시도는 지난해 감종철 대표 취임이후 본격 추진된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커피빈 사내이사로 있던 감 대표는 지난해 8월 신임 대표에 올랐다. 전임 박상배 전 대표는 커피빈코리아 설립자로 지분 82.2%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박 대표는 2001년 커피빈을 국내에 도입한 이후 줄곧 사업을 이끌었지만 지난해 대표직을 내려놨다.
이에 대해 커피빈코리아 관계자는 "마켓컬리 픽업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맞지만 자사 와인 판매 확대 계획은 아직 없다"며 "펫 관련 사업은 대표 교체 이전인 2020년부터 준비해온 것이다"라고 말했다.
위기 속 경영운전대를 잡은 감 대표의 우선 과제는 실적 개선이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커피빈은 각각 61억원, 6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2019년에는 영업이익이 1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는 18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으며 지난해에도 72억원의 적자를 냈다. 최근 5년간 부진한 실적을 이어온 셈이다.
커피업계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커피빈의 정체된 성장세를 끌어올리는 것 또한 숙제다. 커피빈은 한때 스타벅스를 위협하던 국내 커피프랜차이즈 양대산맥으로 꼽혔지만 2010년대 이후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등 경쟁사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현재 커피업계 4~5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커피빈 브랜드 이미지가 정체된 가운데 새로운 매출 루트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펫사업 등 신규 사업이 본업인 커피 브랜드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안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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