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이번주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대형 기술주의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감 속에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 전 미국 주가 지수 선물이 하락하고 있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30일 오전 8시 50분 기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E-미니 나스닥100 선물은 전장 대비 148.75포인트(1.22%) 내린 1만2073.50달러를, E-미니 S&P500 선물은 35.25포인트(0.86%) 빠진 4049.00달러를 기록했다. E-미니 다우 선물은 3만3872.00달러로 174.00포인트(0.51%) 하락 중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촉각을 세우는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주 미 증시가 강력한 오름세로 마감한 데 이어 이번 주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시장은 숨 고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우지수는 지난주 1.8% 올랐고, S&P500지수는 2.5%가량, 나스닥지수는 4.3% 올랐다. 이로써 S&P500지수는 지난해 19% 하락한 데 이어 올해에만 6% 상승했으며, 지난 27일 올해 최고치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4주 연속 상승장을 이어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둔화세를 보인 데다 소비자들의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도 하락한 것으로 확인되며 연준의 긴축 둔화 기대가 한층 커진 영향이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1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오르며, 11월(4.7%) 상승에서 둔화했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포함한 12월 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올라 전월의 5.5% 상승보다 낮아졌다.
소비자들의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도 하락했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하는 1년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은 1월 3.9%로 지난해 12월 4.4%보다 완화됐다. 이로써 단기 기대 인플레는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기업들의 실적은 엇갈렸다. 실적 호조에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한 주에만 33% 급등하며 2013년 5월 이후 주간 최대폭 올랐다. 반면 인텔은 4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27일 하루에만 주가가 6% 넘게 빠졌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연초부터 강력한 오름세를 보인 데다 이번 주 굵직한 이벤트들로 높은 변동성이 예상되는 만큼 기술적으로 주가 조정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8일자 마켓워치는 S&P500지수가 지난해 11~12월의 고점인 4100에서 저항선을 맞닥뜨릴 것으로 보인다며, 만일 S&P500이 해당 지지선을 돌파하면 차트상 상승 추세로 돌아서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S&P500지수 차트상 지지선과 저항선(빨간선), 자료=마켓워치] 2023.01.30 koinwon@newspim.com |
오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열리는 올해 첫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이 사실상 기정사실화 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번 FOMC에서 향후 금리 인상 중단과 관련한 신호가 나올지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한 터라, 미 연준 등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도 이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BOC는 지난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그간의 누적된 금리 인상의 영향을 평가하는 동안 경제가 전망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금리가 현 수준에 유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에 앞서 '연방준비제도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2월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이 금리 인상 중단 시기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 시장의 '피벗(정책 전환)' 관측에 불을 지폈다.
이번 주 연준의 FOMC에 이 유럽중앙은행(ECB), 잉글랜드은행(BOE) 등도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ECB와 BOE는 각각 이번 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클라인워트 함브로스의 파하드 카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주 주요국 중앙은행 회의에서 어떤 발언이 나올지가 관건"이라면서 "1월 증시가 강력한 랠리를 보인 만큼 다소 매파적인 코멘트가 나올 수 있어 시장에서는 이에 대비한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애플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더불어 오는 1일에는 메타 플랫폼스, 이어 2일에는 애플, 알파벳, 아마존 등 대형 기술주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지난주 테슬라가 강력한 실적 발표 후 나스닥 지수의 상승을 견인한 만큼, 이들 기술 실적 또한 증시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촉매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3일에는 미국의 1월 비농업 고용 지표가 발표된다. 연준이 그간 강력한 긴축의 근거로 미국의 강한 노동 시장을 언급해온 만큼, 시장 참가자들은 고용 지표에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WSJ 사전조사에서 전문가들은 1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이 19만 명 늘어나고 실업률은 3.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개장 전 특징주로는 테슬라(종목명:TSAL)의 주가가 소폭 상승 중이다. 월가 투자은행 번스타인이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광범위한 회사의 전략 중 하나이며, 배터리셀 생산을 통해 규모를 확장할 또 다른 기회를 맞을 것으로 낙관하고 테슬라에 대한 투자 의견을 상향 조정한 영향이다.
미국 전기차 회사 루시드(LCID)의 주가도 개장 전 소폭 오름세다. 지난 주말 회사의 주가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루시드의 남은 지분을 모두 매입해 회사를 비공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루머에 주가가 한때 98%가량 치솟았다가 43% 오르며 장을 마쳤다. 이와 관련 루시드 측은 루머에 대응하지 않겠다며 코멘트를 거부했다.
반도체 기업 인텔(INTC)의 주가는 개장 전 2% 가까이 내리며 지난 주에 어닝 쇼크에 따른 주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세일스포스(CRM)의 주가도 개장 전 주가가 소폭 후퇴하고 있다. 다만 모간스탠리는 회사의 목표 주가를 228달러에서 236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주가가 40% 이상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낙관했다.
올해 들어 암호화폐 시장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의 주가는 2% 넘게 하락 중이다. JP모간이 회사에 대한 '시장 수익률 상회' 투자 의견을 재차 확인했으나, 올해 들어 80% 넘게 이어진 랠리에 주가 조정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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