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호르몬제 시장 작년 2000억원 규모로 성장
매출 비중 늘리며 작년 10%대로 확대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동아에스티가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으로 외형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성장호르몬제 시장 크기는 느는 데 비해 아직 국내 진입자는 없어 당분간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인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의 국내 매출액은 전년대비 38.8% 증가한 615억원, 해외 매출액은 317.9% 증가한 8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동아에스티 전체 매출액이 6358억원임을 감안하면 약 11%를 그로트로핀이 차지하는 셈이다. 그로트로핀은 지난 1995년 첫 발매를 시작한 이후 동아에스티 전체 매출에서 그 비중이 3%대에 머물렀지만, 2019년 4.01%, 2020년 5.53%, 2021년 7.47%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지난해는 10%대로 대폭 올랐다.
[사진=동아에스티] |
그로트로핀의 성장세는 성장호르몬제 시장 규모가 커진 덕택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성장호르몬제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1195억원이었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만 1144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5년 사이에 시장이 두 배로 뛴 셈이다.
그로트로핀은 동아에스티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국내에 인성장호르몬제 신규 진입자가 없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이 유럽에서 'LAPS-hGH' 임상 2상을, 알테오젠은 'ALT-P1' 글로벌 2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제넥신은 지난해 6월부터 중국에서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최종 데이터를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발표 예정일이 가장 가까운 제넥신조차 해외에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동아에스티의 '그로트로핀'은 LG화학의 '유트로핀'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화이자와 머크가 저렴한 약가를 내세우면서 지난 2017년 매출이 떨어지기도 했으나, 화이자가 지난 2020년 생산라인 이슈로 수개월간 지노트로핀 공급을 중단하면서 그로트로핀은 그 지위를 공고히 했다.
동아에스티는 이에 더해 적응증 추가 획득을 통해 사용범위를 확대하면서 성장세에 기세를 더했다. 2015년에는 특발성 저신장증에 대한 적응증, 2019년 터너 증후군으로 인한 성장부전과 2020년 임신 수주에 비해 작게 태어난 저신장 소아에서의 성장장애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했다.
그로트로핀의 글로벌 매출 증대 역시 기대된다. 그로트로핀의 해외수출액은 2019년 279억원, 2020년 104억원, 2021년 19억원으로 점차 줄었다. 브라질 정부에서 요구하는 입찰(tender) 물량 변화에 따라 공급 매출에 변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브라질 입찰 시장에 진입하면서 올해 실적도 기대된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브라질은 업계 추산 의약품 시장이 27조원에 달하는 중남미 지역 최대 시장으로 공공보건의료를 통해 보건의료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며 "공공입찰 시장에 진입하게 되면 공급 기간 내에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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