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핌] 문미선 기자 = 제주녹색당이 8일 논평을 통해 "기후위기 시대에 역행하는 들불축제 전면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녹색당은 "연일 건조한 날씨로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가 주의에서 경계단계로 상향 발령됐고, 농촌지역에서는 소각행위를 금지하고 불씨 관리에 유의하라는 재난문자가 전 국민에게 발송되고 있다"며 "산불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국가정책과는 무관하게 제주에서는 제주들불축제가 9일부터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제주들불축제. 2023.03.09 mmspress@newspim.com |
녹색당은 "제주들불축제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불을 주제로 산 전체를 태우는 세계에서 유일한 축제'라고 홍보하고 있다"며 "기후위기로 제주의 농민들이 고통받고 어민들이 어업을 포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들불축제를 제개하는 것은 이들의 삶을 불태우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힐난했다.
이어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석유를 뿌려 오름 전체를 태우는 들불축제가 지역의 대표축제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면서 "시대가 바뀌면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기후재난의 현실 속에서 세계 도처가 불타는 마당에 불구경하자고 생명들의 터전에 불을 놓는 파렴치한 행위를 즉각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영훈 도정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각종 축제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며 "단 10여 분의 불꽃놀이를 위해 중장비를 동원해 오름을 훼손하는 등 환경문제가 심각하다. 또한 불꽃놀이에 수천 kg의 화약에 포함된 벤젠, 톨루엔 등의 발암물질이 생태계와 새별오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지난 20여 년간 한 차례도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잔류물이 토양과 제주지하수 그리고 바다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통합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일 년에 한 번 있는 들불축제를 위해 지난 10년간 100억 원을 투입해 30건 이상의 공사를 진행했다. 특히 차량 3154대가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규모지만 단 4일의 축제일을 제외하면 대부분 텅 비어있다"면서 "오영훈 도정은 주차장을 자연상태로 다시 복원하고 들불축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한편 2023 들불축제는 9일부터 나흘간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일대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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