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요구안 불포함…특별법 시행에 선순위·후순위 세입자 대응 방법 갈려
후순위 세입자, 피해 보증금 보전 어려워…"특별법 보완 기대해볼 수 밖에"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전세사기 특별법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피해자 개별 대처 방안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세사기 피해 유형이 다양한 만큼 선순위자인지 후순위자인지에 따라 대처 방식에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후순위자들이 다만 피해자들이 보증금을 회수하기 위한 방법은 경매에서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거주 주택을 낙찰받는 것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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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당 요구안 불포함…특별법 시행에 따른 피해자 행동 요령
25일 국회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여야가 합의한 '전세사기 피해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은 최초 정부안보다 지원 요건이 상당 부분 완화됐다.
보증금 상당액 손실 항목과 임차주택의 면적 요건은 삭제됐다. 보증금 요건도 최대 5억원으로 확대됐고 고의성이 의심되는 사유에 관해서도 특별법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범위가 넓어졌다.
하지만 법안 대부분은 당초 정부여당이 발표한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야당이 요구해온 보증금 채권 매입이나 최우선변제권 소급 적용 등은 정부의 반대로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우선변제금을 받지 못하는 피해자에게는 그만큼의 보증금이라도 회수할 수 있는 방안과 주거지 지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마저도 전세사기 특별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특별법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우선은 피해자별로 대응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다.
선순위인 경우에는 배당 신청을 통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집주인에게 선순위 대출이 없고 세입자가 대항력을 갖췄다면 부동산 경매에 대항할 수 있는 법적인 권리를 갖게 된다. 세입자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가 경매일보다 빠를 경우 낙찰대금에서 다른 채권자들보다 먼저 돈을 받을 수 있는 '우선변제권자'로 인정된다. 전셋집이 경매에 넘어갔더라도 세입자는 해당 집에 살 수 있으며 낙찰대금에서 보증금을 먼저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보증금 반환을 원할 경우 낙찰을 받지 않고 배당 신청을 하면 된다. 전셋집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법원에서 집주인과 관련된 채권자들에게 정해진 기간 안에 경매 낙찰대금에서 돈을 받을 것을 요구하는 '배당요구신청'을 하라는 통지서를 보낸다. 해당 기간에 이를 신청할경우 경매를 통한 낙찰 대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만일 해당 기간에 배당신청을 못할 경우에는 최우선변제금을 받게 된다. 다만 이럴 경우 보증금을 100% 회수하긴 어렵다. 임차인 우선매수청구권 역시 실효성은 떨어진다. 선순위 세입자의 경우에는 기간에 맞춰 배당요구신청을 신청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 피해 보증금 보전 어려워…"특별법 보완 기대해볼 수 밖에"
문제는 후순위 세입자들이다. 정부는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주택이 경매에 넘어갔을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임대로 사들이고 거주권을 보장하겠다는 방침이다. 보증금 회수는 어렵더라도 공공임대로 저렴하게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해 보증금 대부분을 상쇄할 것이란 계산에서 나온 대책이다.
우선매수청구권도 사용해볼만 하다. 후순위 세입자가 있는 집은 경매가 열려도 수차례 유찰될 가능성이 커서 세입자들은 낮은 가격에 집을 살 수 있다.
우선매수권이 있으면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추지 못한 후순위 채권자여도 경매 절차 진행 시 우선적으로 주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받게 된다.
정부가 마련한 대책이 정작 피해자들에게는 미흡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번 특별법에 피해 보증금 보전과 관련 정부가 전세 사기 피해자들에게 최우선 변제금만큼 10년간 최대 2억4000만원의 무이자 대출을 해주는 내용이 담기긴 했지만 이마저도 만족스럽진 못한 부분이다.
다만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6개월마다 정부 보고를 받기로 한만큼 추가 요구사항이나 법 제정에서 다루지 못했던 부분이 보완되는 것을 기다려보는 것도 고려해 봐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피해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는 것"이라면서 "특별법에 담긴 내용이 모두 만족스럽지 않다고 하더라도 추후 정부가 보완 입법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낙관하지 말고 정부 지원을 최대한 받으며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