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장으로 책임지고 사임"
2018학년도‧2022학년도 수능 채점위원장…애초 임기 2025년 2월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19일 자리에 물러나겠다고 밝히면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약 5개월 앞둔 평가원은 수장 공백 상태에서 올해 수능을 준비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특히 최근 수능 변별력을 가르는 이른바 '킬러 문항'의 출제 범위를 이유로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에 대해 문책성 경질한 것과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이 원장의 중도 사퇴가 불러올 파장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제공=교육부 2022.11.17 |
이날 이 원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6월 모의평가와 관련해 기관장으로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며 "이는 올해 수능의 안정적 준비와 시행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래 시간 수능 준비로 힘들어하고 계신 수험생과 학부모님께 심려를 끼쳐 죄송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2018학년도‧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난해 3월 11대 강태중 전 원장 후임으로 임명됐다. 임기는 2025년 2월까지였다.
그동안 실제 수증에서 출제 오류 등으로 평가원장이 사퇴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모의평가의 출제 범위를 이유로 평가원장이 사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원장은 총리실 산하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사퇴한 원장 중 3대 이종승 전 원장, 5대 정강정 전 원장, 8대 김성훈 전 원장, 11대 강 전 원장은 모두 수능 출제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수능 성적 발표 전후로 사퇴했다. 2대 김성동 전 원장이 수능과 관계없이 한국 근현대사 검정교과서 편향기술에 대한 논란으로 사퇴한 바 있다.
역대 평가원장 중 3년 임기를 모두 채운 원장은 4명에 불과하다. 1대, 4대, 7대, 10대 원장이 임기를 채웠지만, 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 등으로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 이 원장의 사직서 제출에도 교육계에서는 수능 난이도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와 총리실은 올해 수능을 앞두고 시행된 6월 모의평가에서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문제가 출제됐다며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예고한 바 있다.
다만 그동안 교육부도 킬러문항에 대해 교육과정 안에서 출제됐다는 입장을 유지한 만큼, 교육부가 평가원을 감사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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