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LX인터, 무역 중개에서 투자회사로
일본 정부 자원개발에 75% 출자, 기업 리스크↓
5대 일본 상사 주가 3년 전보다 2배 이상 뛰어
韓 자원개발...소수 대기업 중심의 '각개전투'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일본 종합상사인 1위인 미쓰비시를 시작으로 일본 상사들은 무역 중개 부문을 탈피한 사업 영역 확대에 '진심'이었다. 이들은 식량, 석유, 천연가스와 철광석 등 자원 개발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꾸준히 변화해 왔다.
신수용 산업부 기자 |
일본 상사들의 선택은 옳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에너지·농산물 등 식량과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다. 이를 개발·수출하는 일본의 5대 종합상사들의 주가는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일본 5대 종합상사(이토추·마루베니·미쓰비시·미쓰이·스미토모) 주가는 현재 2453~7168엔으로 2020년 8월 640~2724엔에서 2배 이상 올랐다.
한국 종합 상사도 자원 개발에 직접 뛰어들고 투자 회사로 전환하는 등 일본 상사들의 궤적을 따라가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종합 사업 회사'에서 '사업형 투자 회사'로의 전환을 선포하고,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재편에 나서는 등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STX는 최근 니켈광 사업 진출을 위해 인도네시아 현지 합작투자회사(JV) 설립했다. STX는 JV 설립과 함께 니켈 원광 매장량이 총 6000만t으로 추정되는 광산 투자도 추진 중이다. 또 광물 제련과 정련을 위한 공장 설립도 준비할 계획이다.
LX인터내셔널도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난해 LX인터내셔널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사상 최대 실적은 석탄 광산 등 자원 개발 부문이 주도했다. LX인터내셔널은 니켈 매장량·채굴량 모두 세계 1위인 인도네시아를 공략하고 있다.
일본 상사의 성공엔 정부의 지원이 자리한다. 2004년 2월에 출범한 자원개발 전문 독립행정법인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는 자원 개발에 대해 최대 75% 출자·채무보증 등 자금 지원과 지질탐사 등 기술적 지원도 병행한다. 종합상사들은 각자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정보를 공유해 제3국에서 자원·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는 등 민관이 적극 협력하고 있다.
JOGMEC과 비슷한 성격의 한국광해광업공단은 해외자원개발을 하거나 투자하는 기능이 사실상 사라졌다. 정부는 지난 2016년 에너지 공기업 기능조정 방안을 발표하고, 공단에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신규 투자 기능을 없앴다. 민간이 해외자원개발 사업 추진 시 정부로부터 사업비 일부를 대출받을 수 있는 특별융자 비율도 2012년 최대 90%에서 2022년 30%로 대폭 감소했다.
우리나라 자원 개발은 소수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 모기업의 지원을 통한 각개전투 형식으로 자원을 확보하는 실정이다. 특히 이차전지에 핵심 원자재는 각국이 자원 안보를 이유로 외부 반출을 불허하는 등 민간 기업의 힘으로 확보하기 힘든 난제가 되고 있다. 민관이 협력해 안정적인 자원 공급망 구축에 나설 때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