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방송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완전히 제거돼야 할 조직이라면서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방송된 CBS방송의 인터뷰 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한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가 완전히 제거돼야 한다고 보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그렇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당국이 필요하다. 팔레스타인 국가로 가는 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팔레스타인 국가'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 거주하는 약 500만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해 이스라엘 옆에 독립 주권 국가를 건국하는 미국의 오랜 '두 국가 해법' 정책을 의미한다.
두 국가 해법은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가 지지하는 해법이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서안지구의 정파 파타와 가자지구의 하마스는 이념이 달라 서로 경쟁하는 상황인 데다 쟁점은 역시 영토다. 팔레스타인이 얼마큼의 영토를 차지하고, 또 동예루살렘은 누구의 땅이 될지 등 합의점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 시점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하마스는 모든 팔레스타인인을 대변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다시 점령한다면 실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당시 이집트로부터 가자지구를 빼앗아 수십 년 간 장악해 오다 1990년대에 팔레스타인에 통치권을 넘겼고 2005년 병력을 철수하면서 하마스가 정권을 잡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이 또 다른 갈등의 씨가 될 수 있고 미국의 두 국가 해법 정책과도 맞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마스를 축출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을 대표할 온건한 세력이 집권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미국의 신중동전 참전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바이든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이스라엘은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전투력을 보유한 국가 중 하나다. 우리는 그들이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할 것"이라고 답했다.
끝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전쟁법을 준수하고 "무고한 민간인의 살해를 피하고자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면서 현재 이스라엘, 이집트와 가자주민들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과 대피를 위한 회랑 협상을 하고 있지만 쉽진 않다고 인정했다.
15일(현지시간) 방영된 CBS방송 '60분'에서 인터뷰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모습. [사진=CBS방송 제공] |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