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자백에도 정확한 수치 못 밝혀 혐의서 제외
도로교통법 개정안 '술 타기' 처벌 규정 신설 추진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음주 뺑소니로 물의를 빚은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가 자백했음에도 음주운전 혐의는 기소 대상에서 제외된 것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일면서 '제2의 김호중' 사태를 막기 위한 관련 입법이 추진 중이다.
23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음주운전 후 추가로 술을 마셔 정확한 음주 측정을 방해하는 이른바 '술 타기'를 시도하는 음주운전자를 처벌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 2건이 제22대 국회 개원 직후 발의됐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구속 7일 만인 5월 3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2024.05.31 leemario@newspim.com |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음주단속을 위한 경찰의 호흡 조사가 개시되기 직전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술 또는 의약품 등을 먹거나 사용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신영대 민주당 의원이 지난 18일 대표 발의한 개정안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한 후 음주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추가 음주하는 행위를 명확히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조항이 담겼다.
술 타기는 지금껏 처벌 규정이 없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음주운전 단속 회피 방법 등으로 공유되기도 했다. 이번 김씨 사례로 국민적 공분이 일면서 관련 법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당초 경찰은 마신 술의 양과 알코올 도수, 시간당 혈중알코올농도 감소량 등을 토대로 음주 수치를 유추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해 사고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면허정지 수준인 0.031%로 추정하고 김씨를 음주운전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3일 이와 관련해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가장 보수적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며 "현행법에 음주운전을 규정한 수치 이상으로 나왔고 면허 취소(0.08% 이상)에 포함되는 값도 하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런 역추산 결과만으로 유죄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 지난 18일 김씨를 구속기소하면서 음주운전 혐의는 제외했다.
검찰은 김씨가 사고 후 17시간이 지나서야 음주 측정을 했고 사고 당일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에 걸쳐 술을 마신 점을 고려했을 때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특정할 수 없다고 봤다.
대검찰청은 이와 별도로 지난달 20일 법무부에 '음주 교통사고 후 의도적 추가 음주'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신설해달라고 입법 건의했다. 음주측정 거부죄와 동일한 형인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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