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모자라 1000명만"…고객들은 "돈 내놔라"
폭염·인구밀집 속 사고 다수 발생
'환불 중단' 위메프서도 고성 오가
일부 유통업계 자구책 마련 나서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티몬·위메프 정산 미지급 사태가 지속돼 26일 각 사옥 앞에서 환불을 받으려는 사람이 줄을 잇는 가운데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이 '1000번대까지 환불을 해주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해 현장 대기 고객에게 멱살을 잡히는 사태가 벌어졌다.
폭염 때문에 어지럼증을 호소하거나 낙상한 고객이 구급차를 통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티몬, 위메프 등 큐텐 계열사의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티몬 사무실 앞에서 피해자들이 환불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4.07.26 choipix16@newspim.com |
26일 취재에 따르면 권 본부장은 오후 3시 30분경 밖으로 나와 "현실적으로 1000명밖에 안 될 것 같다"며 환불 접수 인원을 제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권 본부장은 환불 한도로 30억 원을 언급한 바 있는데, 자금을 모두 소진했다는 뜻이다.
이에 대기하던 사람들이 고성을 지르며 혼선이 빚어졌고, 권 본부장은 한 고객에게 멱살을 잡히며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경찰 제지로 권 본부장은 다시 신사옥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은 확성기를 통해 통행 분산을 요청하고, 폴리스라인을 설치하는 등 현장 통제에 나섰으나 현재도 사람들이 다수 몰려 있어 현장은 어지러운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티몬, 위메프 등 큐텐 계열사의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티몬 사무실 앞에서 피해자들이 환불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4.07.26 choipix16@newspim.com |
이 가운데 어지럼증을 느끼거나 낙상한 부상자가 발생해 구급차로 인근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경찰은 오전부터 인근 도로를 통제했고, 오후 12시쯤부터는 119가 출동해 티몬 본사 인근에 임시 진료소를 꾸렸다.
오후 6시 30분 기준 700번대가 호명되고 있지만 현장 대기 고객만 2500명 가까이 추산되고 있다. 고객들이 QR과 수기를 통해 환불을 접수해 실제 대기 고객은 이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위메프도 상황은 비슷하다. 위메프는 현재까지 2000명가량 환불을 진행했다고 밝혔지만, 이날도 100여 명이 넘는 사람이 본사에 모였다. 위메프는 이날 오전 '현장 환불을 종료하고 온라인·고객센터 중심으로 진행한다'는 취지의 안내문을 게시해 고객들의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날 위메프에 오후 4시쯤 건물 5층 사무실 출입문이 열리자 시민들이 대거 5층으로 몰렸고, 직원들이 없는 사무실 내부를 진입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책상에 올려진 문서나 명함 등을 살펴보고 전화를 걸거나 컴퓨터·노트북 전원을 켜 내용을 확인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티몬, 위메프 등 큐텐 계열사의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티몬 사무실에서 피해자들이 환불을 기다리고 있다. 2024.07.26 choipix16@newspim.com |
한편 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한 고객 피해가 일파만파 커지자 한국소비자원과 카드사, 일부 유통업계는 자구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NH 농협카드는 티몬·위메프에서 정상적으로 물품·서비스 등을 결제하고 이를 제공받지 못한 소비자가 카드사의 이용대금 이의제기 절차를 통해 결제 취소를 신청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한국소비자원은 티몬·위메프에 여행·숙박·항공권 환불을 요구하는 피해 고객부터 집단분쟁조정 참여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여행업계에서도 대책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 고객의 예약 금액을 전액 포인트로 보상하거나 여행 상품 출발을 보장, 취소 위약금을 전액 면제하는 등 방식으로다.
mkyo@newspim.com